제15화
수능이 끝나고 나는 전국 최고의 대학에 합격했다. 전공은 법학이었다.
합격 연락을 받은 날 정신병원에 있는 엄마를 데리러 갔다.
의사는 엄마의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퇴원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나는 외삼촌이 선물한 흰색 세단을 몰고 가서 병원 앞에 차를 세웠다.
엄마는 입구에 서서 깨끗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머리는 희끗희끗했으며 등은 약간 굽어 있었다.
많이 늙어 보였지만 그 눈빛에는 여전히 고집이 가득했다.
“가요, 엄마.”
내가 다가가 엄마의 팔을 부축했다.
“어디로?”
엄마가 물었다.
“집이요. 우리 집.”
엄마의 눈이 반짝였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집? 우리에게 집이 있긴 해?”
“있어요.”
나는 웃으며 가방에서 옛집 열쇠를 꺼냈다.
“크진 않지만 우리만의 집이에요. 등골 빨아먹는 사람도, 배은망덕한 가족도 없어요. 엄마, 이제 제가 엄마 챙길게요.”
엄마는 나를 바라보더니 흐릿한 눈가에 마침내 맑은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한 걸음을 내디뎠다. 반평생을 가둔 감옥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그리고 외삼촌은...
나는 장부를 경찰에 넘기는 대신 따로 복사해서 국세청에 보냈다.
원본은 남겨둔 채.
나는 그들이 두려움 속에서 남은 생을 보내길 바랐다. 매일 아침 깨어날 때마다 칼날이 목에 닿은 듯한 공포를 느끼게 할 것이다.
나와 엄마가 점점 더 잘 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작 자신들은 구렁텅이에서 발버둥 치게 할 것이다.
조사 대상으로 지목된 외삼촌의 회사 재산이 전부 압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외할아버지는 홧김에 뇌출혈이 와서 전신 마비가 온 상태로 병상에 눕게 되었다.
외할머니는 매일 그런 외할아버지를 챙기며 낡은 집 안에서 한숨만 내쉬고 있다.
외삼촌은 나를 찾아와 땅에 무릎 꿇은 채 원본을 달라고 빌었다.
나는 그런 그를 벌레 보듯 바라보았다.
“삼촌이 빌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죠.”
나는 차갑게 말했다.
“삼촌이 미치게 만든 친누나한테 가서 빌어야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삼촌 말은 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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