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학교 안에 퍼진 소문은 덩굴처럼 끈질기게 송하린을 휘감았다.
그녀는 애써 모른 척하며 무용 연습에 몰두했지만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순간은 결국 찾아왔다.
점심시간의 식당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송하린이 룸메이트들과 자리에 막 앉으려던 그때,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송하린! 너 연기 진짜 잘한다.”
모든 시선이 한순간에 송하린에게 쏠렸다.
오유나의 완벽하게 정돈된 화장 위로 질투와 경멸이 고스란히 번져 있었다.
그녀는 송하린이 앉은 식탁까지 다가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 손끝이 송하린의 얼굴 바로 앞까지 닿을 듯했다.
“재하를 못 가지니까 아예 잠수 타버린 거야? 불쌍한 척, 고상한 척 다 하더니 결국 이렇게 숨어 들어왔네. 네가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런 밀당 말고 뭐가 있니? 처음엔 네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놓고 지금 재하가 널 쫓아오니까 속으론 기분 좋지? 아주 계획대로 흘러가는 거잖아?”
순간 수십 개의 시선이 송하린에게 쏠렸다.
그 안에는 호기심과 수군거림, 조롱이 뒤섞여 흘렀다.
송하린은 젓가락을 꽉 쥐었다.
손끝이 하얗게 질렸지만 얼굴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유나는 그런 침묵을 비웃기라도 하듯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왜 대답 안 해! 내가 뭔가 틀린 말이라도 했어? 이게 다 네가 짠 자작극 아니야?”
그때,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들려왔다.
“저기요.”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고윤성이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송하린 앞에 서서 그녀를 자신의 뒤로 감췄다.
그의 목소리에는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여긴 식당입니다. 모두가 편하게 식사하는 공간이에요. 그리고 방금 하신 말씀은 명백히 다른 학생에 대한 모욕이자 인격 침해입니다. 학교 규정상 저희는 지금 바로 당신에게 이곳을 떠나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고윤성은 시선을 돌려 소란을 듣고 달려온 경비원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당신은 하린이의 선택을 함부로 판단할 권한이 없습니다.”
오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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