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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윤지현은 그의 속삭임 소리를 들었다. ‘말투가... 딱 보니 뭔가 속사정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집중이 안 돼.” 조도현은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누르며 그녀의 고개를 돌렸다. ... 쳐다보는 게 뭐가 어때서? 또 그한테 놀림을 받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옆방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편, 한재영은 낙담한 얼굴로 벌떡 일어나 황 무당을 쳐다보며 애원했다. “제발 제 딸 좀 살려주세요. 제 딸만 살려준다면 뭐든지 다 할게요.” 황 무당은 아무 말이 없었다. 황 무당의 얼굴은 고통의 기색이 역력했고 마치 귀신이 몸에 붙은 것처럼 그녀는 또다시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벽에 있던 나무패의 소리가 점점 더 커졌고 한 조각이 끽소리와 함께 중간에서 끊어졌다. 선반 위에 있던 불상은 금이 갔고 방안의 전등은 격렬하게 흔들리고 반짝였다. 여자도 남자도 아니고 노인도 아이도 아닌 이상한 소리가 황 무당에게서 흘러나왔다. “난 억울하게 죽었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 죽여버리겠다는 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방 안에서 메아리가 들려왔다. 한재영은 너무 놀라서 소리조차 지를 수 없었다. “얘야, 네 몸에 들어가 한재영을 죽이려고 한다. 당장 막아. 얼른...” 이때, 황 무당의 정상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 무당은 서둘러 식칼을 들었고 어디선가 돼지 반 마리를 끌어내더니 한재영의 앞으로 끌고 가서 마구 칼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한재영의 얼굴에까지 튀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도망치고 싶어도 다리가 후들거려 땅바닥을 기어다녔다. 곧 정신을 놓을 지경이었다다. 이 장면을 몰래 지켜보고 있던 두 사람도 침을 꿀꺽 삼켰다. 이런 장면이라면 누가 와도 겁을 먹을 게 뻔했다. 조도현은 허리를 굽혀 윤지현의 귀에 대고 물었다. “저런 건 어디서 배운 거야?” “영화에서도 배우고 용한 무당한테 찾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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