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5화
그날 오후, 윤지현은 흥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에 술을 많이 마신 탓에 정신이 혼미해졌고 그는 사무실에서 쉬라고 했다.
퇴근할 때 그의 사무실로 찾아가니 퇴근해도 된다고 해서 오늘은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조수석에 있는 쇼핑백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대표님,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세요?”
그의 앞에 서서 담담하게 물었다. 길에서 상사를 만난 것처럼 예의 바르게 입을 열었다.
나무 아래의 빛은 약간 어두웠지만 다행히 나무 옆에 가로등이 하나 있어서 희미하지만 서로의 얼굴을 잘 볼 수가 있었다.
윤지현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윽한 그의 시선에 그녀의 얼굴에서 손으로 옮겨졌다.
“술은 다 깼어?”
“네.”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실 저 술 잘 마시거든요. 빨리 취하고 빨리 깨는 편이에요.”
“알아. 빨리 깨는 거.”
“그리고 얼마 취하지도 않았어요. 선은 지키면서 마시거든요.”
“선을 잘 지켜서가 문제지.”
그가 피식 웃었다.
...
윤지현은 쇼핑백을 꽉 틀어쥐었다.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고 분위기는 다시 조용해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던 그녀의 모습은 두 사람의 밀당과 고요함 속에서 무너져 내렸다.
조도현도 아무 말이 없이 서 있기만 했다.
그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모든 걸 다 꿰뚫어 보고 있다는 그의 눈빛을 보면 그녀를 심판하러 온 사람 같아 보였다.
그의 눈빛에 숨이 막힐 것 같았고 마음이 조금씩 초조해졌다.
여름이라 가뜩이나 덥고 답답한데 모기가 귓가에서 울어댔고 모기한테 물려서 피부가 간지러워 손톱으로 피부를 긁어내고 싶을 정도였다.
“술이 깼는지 확인하러 온 거에요?”
“보시다시피 멀쩡해요. 확인했으니까 이만 돌아가세요.”
그녀의 말투는 조금 전과 달리 거칠었고 그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그녀는 한마디 쏘아붙였다.
“마음대로 해요. 전 올라갈 거예요. 모기가 많아서요. 대표님은 여기서 쭉 이러고 계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발길을 돌렸고 그가 쫓아와 그녀의 앞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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