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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정확하게 9시 방향이었다. 그 일본인 부호의 아내가 단정하게 미소를 지으며 윤지현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맞다. 조금 전 살려달라고 방문을 두드렸고 또 눈앞에서 2층에서 떨어지는 걸 똑똑히 본 그 여자가 태연하게 서 있었다. ‘아니, 사람이야. 귀신이야.’ 서늘한 기운이 발끝에서부터 확 올라왔다. “저... 저기... 저기 좀, 좀 봐요...” 윤지현은 조도현의 팔을 움켜쥐고 필사적으로 흔들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조도현이 그녀의 얼굴을 돌려 자기 쪽으로 고정했다. “입술이 왜 그래?” 그녀의 입술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윤지현은 눈동자만 옆으로 굴려 그 방향을 보려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저게 안 보여요?” 조도현도 그녀가 보는 쪽을 바라보더니 그쪽에 미소로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돌렸다. “봤어. 근데 왜?” “...” ‘이게 말이 돼? 이렇게 태연할 수가 있나? 이게 정상이야?’ 윤지현은 자기만 너무 겁이 많은 건지 아니면 이 사람이 너무 간이 큰 건지 헷갈렸다. “그 여자라고요. 조금 전에...” 그녀는 손으로 커다란 곡선을 그렸다. 조도현은 잠깐 미간을 좁혔지만 이내 느긋하게 말했다. “지현아, 네가 잘못 본 거야.” ‘말도 안 돼!’ 윤지현은 그의 팔을 방패 삼아 몰래 그쪽을 다시 힐끔 봤다. 그런데 이번엔 그 자리에 있던 여자가 그 일본 부인의 드레스 색과 비슷하긴 했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진짜로 내가 잘못 본 걸까? 설마... 절대 아니야! 방금 그 미소까지 분명히 봤어!’ 조도현은 그녀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며 부드럽게 그녀의 눈을 감쌌다. “인제 그만 봐. 내가 얘기했지? 여기 자기장이 좀 이상해서 별별 초자연적 현상이 나타나도 놀랄 일 없어.” ‘놀랄 일 없는 게 아니라 귀신을 봤다고. 귀신을!’ 윤지현은 당장이라도 울고 싶었다. ‘나 혼자만 귀신 보고 싶지 않아 제발 너도 같이 봤다고 해!’ “대표님, 사실 방금 다 봤죠? 솔직히 말해 봐요!” 그녀는 그의 손을 끌어내리고 기대 가득한 눈으로 올려다봤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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