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4화
휴대폰 벨 소리가 고요한 방 안에서 유난히 고막을 자극했다.
그런데 핸드폰을 들고 있는 사람은 받지 않았다.
표정은 마치 전화가 만져서는 안 되는 물건인 것처럼, 오디션과 분장 없이도 새로운 버전의 ‘링’을 출연할 수 있을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누구 전화인가요?”
조도현이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박아영과 가까이 서 있던 조도현은 두 걸음 만에 그녀 앞에 다다랐다. 이내 핸드폰의 화면에 뜬 발신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화면에 표시된 번호는 하루 종일 실종되었던 집사였다.
“내가 받을게요.”
조도현이 손을 뻗어 박아영의 핸드폰을 가져가려 했다.
“안 돼요!”
핸드폰을 힘껏 잡아당긴 박아영은 조도현이 핸드폰을 가져가길 매우 두려워하는 듯했다.
자신의 반응이 다소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박아영은 최대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말했다.
“제가 받을게요. 제가 받아요.”
몇 걸음 물러나서 손가락으로 ‘통화’버튼을 누른 박아영은 상대방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선수를 쳤다.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거예요? 윤 비서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 당신 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 돈이에요?”
한참 동안 조용하던 전화기 너머로 중년 남자의 쉬고 갈라진 목소리가 들렸다.
“20억.”
“윤 비서가 정말 그쪽에 있어요?”
상대방은 다시 몇 초간 망설인 후 대답했다.
“네.”
“돈은 얼마든지 줄게요. 윤 비서를 돌려주면 지금까지 한 모든 일들 책임을 묻지 않을게요.”
이번에는 집사가 더 오랫동안 망설이더니 약 1분이 지나서야 말했다.
“못 믿어요. 돈을 가지고 직접 와요, 그다음에 사람들 데려가요.”
박아영이 말했다.
“나더러 찾으러 가라고요?”
집사가 말했다.
“돈 준비하고 있어요. 다시 전화할 테니.”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렸다.
“여보세요! 끊지 마! 이 나쁜 자식!”
박아영은 화가 난 얼굴로 욕을 퍼부었다. 그렇게 조용하고 우아한 박아영도 화가 나니 평소의 교양을 잃었다. 심지어 욕도 하면서 눈물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꽉 쥔 채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조도현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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