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5화
박아영은 울음을 그쳤지만 표정은 울 때보다 더 안 좋았다.
윤지현과 고유진은 계속해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 순간, 그들마저도 박아영의 모습에 하마터면 연민을 느낄 뻔했다.
상상해 보라, 당신이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본모습이 들통난 상황에 그 사람은 당신에게 한없이 냉혹하게 굴며 심리적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괴롭힐 뿐만 아니라 현실의 생존 공포 속에서 감정까지 무너져 내리게 하는 것, 이건 정말 살인보다 더 한 일이다.
고유진이 윤지현의 귀에 바짝 붙어 속삭였다.
“앞으로 조도현 화나게 하지 마.”
윤지현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이때 조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윤지현을 소파에서 안아 들었다.
“피곤하지? 넌 일단 자, 나머지는 우리가 처리할게.”
고유진과 손태호는 속으로 욕했다.
‘우리는요? 우리도 소처럼 일해도 잠은 자야 해요!’
그들 중 혼자 열심히 일하고 있는 방지혁은 전혀 불평 없이 아직도 열정이 불타오르듯 일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방지혁은 소처럼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미친 팬이었으니까.
약간 어색해진 윤지현은 뭔가 말을 하려 했지만 조도현이 어느새 그녀를 데리고 방을 나갔다.
조도현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박아영은 더 이상 아무 감정도 없었다.
방지혁은 사람을 묶는 일을 맡았고, 고유진과 손태호는 유용한 정보를 캐내는 일을 맡았다. 마지막에 누군가 박아영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감시하게 될 것이다.
오래된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기에 조도현은 윤지현을 안고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에 불빛이 희미하게 비춰 왠지 음산해 보였다.
혼자 이런 곳을 걷는다면 조금 불안할 수도 있었겠지만 조도현의 품에 안겨 있으니 유난히 안심되었다.
조용한 계단에서는 조도현의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발소리만이 들렸다.
윤지현이 고개를 들었다.
“대표님, 제가 이런 특권을 누리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
조도현이 윤지현을 내려다보았다.
“윤 비서는 부담 갖지 마, 임산부는 원래 특권이 있으니까.”
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친 순간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하루 종일 갈등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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