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참 이상한 일이다.
예전에 송시후는 나를 볼 때마다 눈빛에 살의가 가득했고 늘 차갑고 혐오스러웠다. 그런데 지금은 과거의 내 얼굴과 조금 닮은 이 모습 앞에서는 태도가 한결 부드럽다. 내가 일부러 거리를 좁히려 해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말투와 표정을 보면 은근히 묵인하는 기색까지 엿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송시후가 무심한 듯 한마디를 던졌다.
“아, 맞다. 어제 강연아 씨가 말했던 외삼촌, 강연아 씨를 많이 아끼시나 봐요?”
그 말에 나는 즉시 정신을 다잡았다. 송시후의 얼굴을 살피는 순간, 속으로 대략 감이 왔다.
나를 불러 장난스럽게 말을 건네고 직접 보고서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건 내 얼굴 때문이 아니라 어제 내가 무심코 흘린 외삼촌 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송시후는 내 외삼촌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그 말 한마디에 태도가 이렇게 바뀌는 걸까? 혹시 오해라도 한 걸까?’
나는 곧바로 캐묻지 않고 일단 그의 말을 받아주기로 했다.
“엄마가 절 낳고 나서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셨어요. 그래서 어릴 때 한동안은 외삼촌이 키워 주셨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외삼촌은 저를 많이 아껴 주셨어요.”
“언제 한번 외삼촌 모시고 나와요. 강연아 씨가 회사 다니는 것도 직접 보고 싶으실 텐데.”
“지금은 아마 어려울 거예요. 외삼촌이 출장을 가셔서, 아마 보름은 더 있어야 돌아오실 거예요.”
“괜찮아요. 돌아오시면 그때 뵙죠.”
“네...”
나는 송시후의 점점 뜨거워지는 시선을 받으며 일단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문제는 도대체 어디서 돈 많고 힘 있는 외삼촌을 구하냐는 것이다.
사실 외삼촌이 있긴 하다. 내가 강지연이었을 때, 엄마에게는 오빠가 두 명 있었다. 다만 엄마와 두 집안의 관계가 좋지 않았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일찍 세상을 떠났다. 엄마의 두 오빠는 각각 가문의 다른 분야 사업을 이어받았는데 엄마가 재산 문제로 다투며 인연이 끊겼다. 나 역시 거의 얼굴도 못 본 사이였다. 지금 와서 그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송시후 사무실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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