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화
“이나은이 강성에 도착하자마자 손희진이 우리 둘 사진을 이나은에게 보냈어. 그리고 약간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내용도 함께 보냈지. 그래서 네 회사에 갔을 때 임준호의 명찰을 빌려서 마케팅 부서에 들어가서 손희진이 맡고 있던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만든 거야.”
“그건 나도 알고 있어.”
내가 의아한 눈빛으로 박진섭을 보자 박진섭이 설명했다.
“내가 올라가기 전에 손희진이 나한테 전화해서 그 얘기를 했어. 네가 회사 프로젝트를 함부로 건드릴 수 있다면서 나더러 조심하라고 했어.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경고하더라.”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했는데?”
“네가 그 프로젝트를 마음대로 건드릴 수 있었다는 건 그 프로젝트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뜻이야. 너 정말 명찰 하나면 회사 시스템을 다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 네가 그런 짓을 할 때도 알고 있었잖아. 중요한 건 그 일의 규모가 아니라 손희진이 열 받게 만드는 거였잖아, 안 그래?”
나는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사실 그렇게 생각했다.
큰 프로젝트를 건드리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으니까 규모가 작은 회사의 프로젝트를 골랐다.
그 프로젝트의 예산도 크지 않았다. 손희진이 화난 이유는 단지 자기 손에 있던 것을 뺏겼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나라는 사람에 의해서 말이다.
이 정도면 손희진도 꽤 오래 기억하고 교훈을 얻을 것이다.
집에 도착한 후 박진섭은 내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앞으로 사람들과는 좀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문손잡이를 잡았던 나는 그 말을 듣고 곧바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럼 너랑도 거리를 둬야겠네?”
박진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뜻은 충분히 전해졌다.
나는 문득 용기가 나서 박진섭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박진섭은 동공이 살짝 흔들렸지만 나는 그의 모습을 뒤로하고 재빨리 차에서 내려 문을 닫은 뒤 손을 흔들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에 탄 뒤에도 가슴이 두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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