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화
“이런 걸 가져와도 되는 거야? 줘도 안 가져갈 물건인데 2천만 원이라니? 주최 측에서는 물건 검수를 제대로 한 거 맞아? 우리는 자선 경매에 온 거지, 웃음거리 보러 온 게 아니야.”
“맞아. 이런 걸 경매에 올리다니, 외부에 소문이라도 나가면 우리도 놀림감이 될 거야.”
하지만 경매 진행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 물건은 주최 측에서 충분히 검토한 물건입니다. 문제가 없으며 입찰 가격도 명확히 책정되어 있습니다. 참여하고 싶지 않으시면 그냥 넘기셔도 되지만 이 물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2천만 원.
그 팔찌를 바라본 나는 전혀 흔들림 없이 박진섭을 향해 말했다.
“돈 좀 빌려줄래? 저 팔찌, 내가 갖고 싶어.”
“왜 저런 걸 가져오려는 거야? 이건 귀한 물건도 아니잖아. 방금 사람들 얘기 들었지? 선물로 줘도 안 가져갈 물건이라고.”
“나도 잘은 모르겠어. 그냥... 가져오고 싶어. 왠지 모르게 이 팔찌가 나랑은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아.”
나는 옆에 있는 박진섭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한참 후, 계속 침묵하던 박진섭이 한마디 했다.
“네가 그렇게 갖고 싶다면 입찰에 참여할지 뭐. 얼마든 내가 낼게. 네 연말 보너스에서 깎으면 되니까.”
박진섭이 이렇게 말하자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경매 번호판을 들어 올렸다.
“2천만 원.”
“좋습니다. 더 입찰하실 분 계십니까?”
주변에서 수군거렸지만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옆에서 갑작스럽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4천만 원.”
깜짝 놀라 그쪽을 바라보니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가격을 올렸다.
“5천만 원.”
“7만 원!”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말했다.
“8천만 원.”
“1억 4천만 원!”
그 사람은 마치 나와 진심으로 경쟁이라도 하겠다는 듯 내가 가격을 부르기 무섭게 계속해서 올렸다.
1억 4천만 원.
이렇게 쓸모없어 보이는 팔찌에 그렇게 큰돈을 쓰는 것을 본 주변 사람들은 우리를 미친 사람 보듯 쳐다보았다.
나도 알고 있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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