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화
나는 그 동제 팔찌를 손에 쥔 채로 하루 종일 멍하니 있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박진섭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고 유은수에게 물었다.
“박진섭, 돌아왔었어요?”
“아니요. 어젯밤에도 저도 계속 주의했는데 밤새도록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아마 상황이 꽤 심각한가 봐요.”
임준호가 말했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말이 떠올라 박진섭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박진섭은 장소를 바꿨는지 이내 조용해졌다.
“무슨 일이야?”
목소리는 하루 종일 잠을 자지 못한 듯 탁하고 지쳐 있었다.
“상황은 어때?”
“좀 복잡해.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사망한 것 같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어.”
“아직 현장에 있어?”
“응.”
박진섭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누군가 부르자 박진섭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
집에서 정오까지 기다렸지만 박진섭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운전기사를 불러 사고 현장으로 직접 가기로 했다.
사고가 난 쇼핑몰은 동성에 위치해 있었다.
한 시간 뒤, 현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보니 초록색 망으로 덮인 거대한 건물이 보였고 그 주위는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고개를 드니 그 건물 위쪽에 누군가가 흔들리듯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가 뛰어내리려고 하나 봐요!”
운전기사도 차에서 내려 건물 위를 올려다보았다.
“어제 사고로 숨진 노동자의 가족이래요. 사고가 난 뒤부터 계속 그 자리에 있었대요. 경찰이 협상하자고 전문가를 보냈는데도 소용없대요. 그래서 박 대표와 임 비서도 아직 돌아오지 못했대요.”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쇼핑몰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도 큰 사건인데 유가족이 위험한 행동까지 보이면 여론은 더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약 지금 이 상황에서 또 다른 사고가 터진다면 이 쇼핑몰은 영원히 완공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입구가 어디예요?”
“여기요.”
운전기사가 옆문으로 나를 안내했다.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황,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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