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박지한과는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기도 했고 또 부부로서 한 침대에 누워 생활한 적도 있었기에 그의 취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적어도 작업실 직원들보다는 아는 게 많았다.
직원들은 내 말에 벙찐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쥴리 역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선배, 정말 박지한 대표가 뭘 원하는지 알아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럴싸한 거짓말을 내뱉었다.
“전에 박지한 대표의 인터뷰를 따로 찾아본 적이 있거든. 그때 언급을 많이 했던 게 있어서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쥴리는 구세주를 본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자기 자리까지 내어주었다.
“그럼 선배, 얼른 우리한테 얘기해줘요.”
나는 화이트보드를 들고 와 키워드를 적기 시작했다.
“박지한 대표는 화려하고 복잡한 걸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심플하고 편한 느낌이 드는 걸 좋아하죠. 대표적으로...”
직원들은 나의 말을 아주 진지하게 들어주며 메모했다.
“...그러니까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말을 마친 후 나는 직원들에게 의견을 요구했다. 그러자 제일 가까이에 있던 여직원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하지만 그런 스타일로 가게 되면 저희가 기존에 했던 기획안과 너무 많이 달라지는데 정말 괜찮을까요?”
“두루뭉술한 피드백을 줬다는 건 그냥 마음에 안 든다는 거예요. 그런 거면 아예 스타일을 새로 하는 게 통과될 가능성이 더 클 수도 있죠.”
나의 말에 쥴리가 힘을 실어주었다.
“온 팀장님 말대로 수정하는 거로 합시다. 시도해 볼 가치가 있어요.”
회의가 끝난 후 쥴리가 내 손을 잡더니 탕비실로 끌고 갔다.
“선배, 솔직하게 말해봐요. 박지한 대표랑 뭐 있었죠?”
나는 태연한 얼굴로 모른 척했다.
“있긴 뭐가 있어? 정말 박 대표랑 나랑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면 기획안 같은 건 한방에 통과됐겠지. 아니야?”
“그건 그런데 자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박 대표에 관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좋아하는 매트리스 브랜드까지 아는 건 엄청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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