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나와 박지한의 일은 회사를 통틀어 주정연밖에 몰랐다. 그리고 주정연은 아무리 친한 직원이라도 나의 사생활에 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그런 주정연을 속여야 한다는 게 영 마음에 걸렸지만 지금은 여러모로 일이 복잡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가 듣게 되면 일이 틀어지기에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이 아빠는 내가 외국에서 알게 된 사람이에요. 괜찮은 사람이라 금방 연인이 됐죠.”
주정연은 내 말이라면 뭐든 믿는 사람이라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래요? 아쉽네요. 박 대표랑 다시 만날 줄 알았는데.”
난 쓰게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거짓말 범벅인 결혼이었는데 어떻게 잘 될 수 있겠어요. 그리고 박지한은 애초에 내가 아닌 온시연을 좋아했었어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주정연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에 나는 뭔가 묻었나 싶어 얼굴을 이리저리 매만졌다.
“왜 그렇게 봐요? 뭐 더러운 거라도 묻었어요?”
“아니요. 나연 씨는 늘 예뻐요. 내가 바라본 건 나연 씨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해서예요.”
“뭐가요?”
주정연은 잠시 고민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박 대표가 정말 온시연을 좋아했으면 왜 그때 화를 내면서 갈라서겠다고 했겠어요?”
나는 처음 듣는 얘기에 눈을 뜨게 떴다.
“갈라서겠다는 소리를 했다고요? 박지한이요? 대체 언제요?”
“나연 씨가 출국한 지 얼마 안 돼서요. 그때 기사 내용을 캡처해서 보냈던 것 같은데 기억 안 나요? 온시연이 박 대표를 데리러 공항에 갔을 때까지만 해도 사이가 좋은 부부라면서 다들 부러워했었어요. 그런데 본가에 도착하자마자 박 대표가 갑자기 갈라서겠다면서 난리를 피웠죠. 다들 박 대표가 큰 거래를 성공시키고 온 것 때문에 축하해주러 온 건데 축하는커녕 이혼이라는 갑작스러운 소식만 전해 듣게 되었어요.”
“이혼 얘기에 박씨 가문 어르신은 당연히 분노했고 듣기로는 엄청 두꺼운 지팡이를 그대로 부러트렸대요. 이혼을 반대한 건 비단 박씨 가문 사람들뿐만이 아니었어요. 온씨 가문도 찾아와 결혼한 지 그리도 오래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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