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온시연은 확실히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졸업한 대학교도 그렇고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것도 그렇고 말이다.
직원들도 처음에는 못마땅한 눈빛이었다가 그녀의 말에 금방 시선을 달리했다.
온시연이 아르테르 예술 대학교를 졸업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입학할 수 있었던 건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학교에 건물 두 채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것도 나는 아직 의문을 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은 모두 그 뒤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며 갖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온시연은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별다른 활약상도 없었다.
쥴리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온시연에게 물었다.
“그럼 프리츠커상을 받게 된 작품 좀 보여주세요.”
온시연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무언가를 찾은 다음 쥴리에게 건넸다.
“최우수 디자인상은 못 받았지만 그 해의 탑10 작품 안에는 들었어요. 이 정도면 실력이 대충 가늠이 될 거예요.”
탑10 작품이란 최우수 디자인상 후보까지 올라간 작품이다. 즉 최우수 디자인상을 받은 작품과 겨룰 실력이 충분히 되고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쥴리는 기사에 올라온 열 개의 작품을 자세히 바라보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열 개의 작품 중에 온시연 씨 작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대체 어디 있다는 거죠?”
다리를 꼬고 있던 온시연은 그 말에 빈정이 상한 듯 다리까지 풀며 화를 냈다.
“눈 좀 똑바로 뜨고 보세요. 거기 있는 첫 번째 작품이 바로 내 작품이에요.”
쥴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첫 번째 작품은 작자 미상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순간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지난해 탑10 작품 중에는 작자 미상인 작품이 있었고 내가 잃어버린 스케치와 유사도가 80%가량이나 넘었었다.
나는 쥴리의 곁으로 빠르게 다가가 기사를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건 내가 그리려고 했던 게 맞았다.
온시연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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