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박지한은 키가 크고 전체적으로 마른 편이었지만 옷 너머로도 단단한 근육이 느껴졌다.
게다가 오랫동안 높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 특유의 위압감이 자연스럽게 풍겼다.
그 남자는 눈치를 보며 멋쩍게 손을 거두고는 고개를 숙인 채 슬금슬금 사라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박지한의 품에 안겼고 심장은 요동치듯 빠르게 뛰었다.
그는 내 허리를 감싸며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괜찮아. 아무 일도 없어. 내가 있으니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그의 품에서 조심스레 벗어나며 숨을 골랐다.
박지한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여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이 집에서 나가야 해.”
“그럼... 어디서 살아야 하죠?”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박지한은 대답 대신 나를 차에 밀어 넣었고 한 손으로 문을 받치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나랑 같이 사는 게 나을 거야.”
그 말에 나는 눈이 동그래져 작게 중얼거렸다.
“그건 좀... 이상하잖아요.”
그는 눈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결국, 나는 그를 따라 그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러 옷을 챙기려 했지만 박지한은 내 어깨를 톡톡 밀며 말했다.
“필요 없어. 거기 다 준비돼 있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에 여성용 옷이 준비돼 있다고? 이상하네.’
그런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도착하자마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용 슬리퍼 한 켤레를 내밀었다.
지난번 방문 때 신었던 일회용 슬리퍼와는 다르게 이번엔 훨씬 부드럽고 고급스러웠다.
나는 그걸 받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집에 여성 슬리퍼까지 준비돼 있는 거 보면... 평소에 여자 손님 많았나 봐요?”
박지한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내 머리를 톡톡 쳤다.
“넌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냐.”
나는 입을 삐죽이며 무언으로 ‘말 안 해주면 안 신을 거야’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내 손에서 슬리퍼를 빼앗고 무릎을 꿇어 직접 내 하이힐을 벗겨주었다.
그의 손이 닿자 순간 심장이 또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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