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화
유 씨가 갑자기 눈을 여러 번 깜빡였다. 내가 못 볼까 싶었는지, 아예 살짝 고개까지 끄덕였다.
순간, 가슴 깊숙한 곳에서 믿을 수 없는 희망이 꿈틀거렸다.
나는 대충 문자를 조작해 보내고는 핸드폰을 온시연에게 던졌다.
“송금 요청은 이미 보냈어. 곧 입금될 거야.”
온시연이 핸드폰을 확인하려 하자 나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끊었다.
“볼 필요 없어. 이 사람한테만 보냈거든. 그 폰, 추적 방지 장치 있잖아. 메시지 보낸다고 해도 쓸모 없다는 거 너도 알잖아.”
온시연은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역시 내 동생답네. 똑똑하긴 해.”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입금 알림은 오지 않았다.
온시연의 눈빛이 서서히 식어갔고 마침내 내 앞에 서서 내 턱을 잡아올렸다. 날카로운 칼등이 내 뺨을 툭툭 건드렸다.
“왜 아직도 돈이 안 들어오는 거지?”
그녀의 칼끝이 살짝 피부를 스치며 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미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국제 송금은 시간이 걸려. 언니, 조금만 인내심을 가져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바라봤다.
“정말이지? 정말 아무 짓도 안 한 거 맞아?”
나는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언니가 그렇게 사람들을 붙여놨는데 내가 무슨 수로 뭘 하겠어.”
그때였다.
온시연의 핸드폰에서 ‘띠링’ 소리가 났다.
계좌 입금 알림.
그녀는 천천히 미소 지었다.
“역시 말을 알아들으면 일이 빨라져.”
그리고는 느긋하게 일어나 손뼉을 한 번 쳤다.
“이제 게임 끝. 나는 내 갈 길 가야지.”
그녀는 가방을 들고 차 키를 챙기려 했다.
그러자 한 남자가 물었다.
“사장님, 이 여자랑 애는요? 놔주실 겁니까?”
온시연은 돌아서며 나를 향해 희미하게 웃었다.
“그럴 리가 있나. 이대로 놓아주면 내가 죽으러 가는 거지. 묶어. 휘발유 가져와.”
남자 하나가 곧장 휘발유를 가지러 나섰지만 유 씨가 그를 가로막았다.
남자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온시연도 팔짱을 낀 채 찬바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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