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화
박지한의 말에 온시연은 눈동자를 굴리며 유 씨를 돌아봤다.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사장님.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도망치기 힘들어요. 차라리 여기 두고 빨리 도망치는 게 낫습니다.”
온시연은 가볍게 기침을 하더니 내게 말했다.
“이 애를 놓아줄 순 있어. 하지만 그전에 내가 원하는 걸 먼저 가져와.”
박지한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편으로 손짓했다.
잠시 후, 거대한 여행가방이 끌려왔다. 지퍼를 열자 안에는 지폐 다발이 꽉 차 있었다.
온시연은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
“좋아. 하지만 너, 무기 같은 거 들고 오지 마. 혼자 와.”
박지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지시에 따랐다.
나는 희망이의 얼굴을 살짝 흔들며 속삭였다.
“희망아, 삼촌 보이지? 삼촌한테 가. 어서.”
희망이는 눈을 깜박이며 내 손을 꼭 붙잡았다.
그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나는 조급해져 손을 풀어 아이를 앞쪽으로 밀었다.
“빨리 가! 엄마 말 들어야 돼.”
나의 다급하고도 단호한 목소리에 희망이는 울음을 삼키듯 입을 꾹 다물더니 박지한 쪽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작은 몸이 무사히 그의 품에 안기자 나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박지한은 한 손으로 희망이를 꽉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 여행가방을 밀었다.
“칫.”
그대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온시연의 싸늘한 웃음이 들려왔다.
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녀의 눈꺼풀이 이상하게 경련하더니, 곧바로 총구가 방향을 틀었다.
그 총구가 희망이의 머리로 향했다.
“안 돼!”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유 씨가 재빨리 날 잡아끌며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펑!”
귀를 찢는 총성과 함께 박지한이 희망이를 품에 안은 채 쓰러졌다.
그의 몸이 크게 흔들리며 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내 눈엔 오직 붉은 피만이 보였다.
하지만 희망이는 그의 품 안에서 멀쩡했다.
“지한 씨!”
나는 그를 향해 달려가려 했지만 유 씨의 부하가 날 붙잡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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