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엄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날 보자 나도 모르게 입을 열고 엄마를 설득했다.
“엄마, 언니도 이제 스무 살 넘었어요. 이젠 어엿한 성인이니까 상황 판단하는 능력쯤은 있을 거예요.”
예전에 내가 유학 하러 갔을 때, 몇 년 동안 집에 안 들어오니까 부모님은 내가 밖에서 엇나갈까 봐 용돈도 쥐꼬리만큼 줬었다.
결국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 나는 힘겹게 아르바이트해서 학업을 마쳤다.
그런데 내 설득을 들은 엄마는 안심은커녕 오히려 더 화를 냈다.
“이 못된 것아, 네 언니는 밖에서 혼자서 고생하고 있는데 넌 걱정은커녕 눈물 한 방울도 없네? 잊었어? 네 언니가 아니었으면 네가 박씨 가문에 시집이나 갔겠어?”
나는 주먹을 꽉 쥐며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근데 저도 박씨 가문에 시집가고 싶지 않았어요. 온정 그룹 수천 명 직원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예요.”
그 말을 듣자 엄마는 더더욱 분노했는지 테이블을 치며 벌떡 일어섰다.
“너 그걸 말이라고 해? 이제 박지한이 네 등 뒤에 있으니까 아주 하늘 위를 나는구나?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 우리 집이 누구 때문에 이 지경이 됐는지 정말 모르겠어?”
엄마가 또 그 얘기를 꺼내려 하자 나는 서둘러 톤을 낮췄다.
“됐어요. 엄마, 박지한이 이런 말을 들으면 큰일 나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언니를 얼른 설득해서 데려오는 거예요.”
엄마는 한참을 한숨 쉬더니 날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네 언니는 내가 최대한 빨리 찾을 거야. 근데 너 절대 정체 들키지 마. 박지한만 잘 달래면 우리 두 집안의 협력은 문제없을 테니까.”
엄마 말을 들으니 가슴이 텅 빈 기분이었다.
‘내 존재는 그냥 양가 협력의 도구일 뿐인 건가? 온시연이 결국 돌아오지 않는다면 난 평생 온시연 역할을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결국 이 협력이라는 게 내 인생, 아니, 내 자유 전부를 대가로 해야 하는 건가? 아니, 난 절대 내 결혼을 그런 거래에 쓰지 않을 거야.’
나는 고개를 들고 엄마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이제 온시연 역할 안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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