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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나는 이마를 문지르며 부딪친 통증에 본능적으로 화국어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곧이어 어딘가 여유로운 남자의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화국 분이세요?” 고개를 들자 눈앞엔 태극권 도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전통 복장을 입고 있었지만 전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았다. 키가 크고 수려한 이목구비, 그리고 까만 눈동자엔 장난기 어린 미소가 담겨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혹시 당신도요?”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으세요? 병원은 안 가보셔도 될까요?” 나는 손을 저어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럼 제가 커피 한 잔 대접해도 될까요? 아니면 차는 어떠세요?” 그때였다. 익숙한 목소리가 우리 사이를 갈랐다. “이 사람, 커피도 차도 안 마셔요.” 박지한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한순간에 날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그 남자는 박지한이 내 허리를 감싼 손에 잠시 시선을 두더니 묻는다. “이분은...?” 내가 대답하려던 찰나, 박지한이 차갑게 말했다. “남편입니다.” 그 남자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실례했다면 죄송합니다. 오늘 일에 저도 책임이 있으니,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그는 내게 명함을 건넸다. 박지한은 굳은 얼굴로 명함을 빼앗듯 받아내곤 나를 품에 안은 채 자리를 떠났다. 남자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자 그는 바로 명함을 꺼내며 중얼거렸다. “역시 핑크 크리스탈은 효과가 확실하네. 벌써부터 인연이 몰려오네.”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일부러 물었다. “질투하는 거야?” 박지한은 의외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질투 맞아.” 그 솔직한 대답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나는 가방을 뒤져 아보카도색 벨벳 상자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그러지 마. 나 사실 이거 사려고 다시 돌아온 거야. 오빠 선물. 맘에 드는지 한번 봐.” 박지한은 상자를 받아들고도 열어보지 않은 채 말했다. “맘에 들어.” 나는 입을 삐죽이며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열어보지도 않고 좋대. 너무 성의 없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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