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내 말에 박지한은 눈에 띄게 당황하며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이런 반응일 걸 예상한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으니까 말해 봐.”
박지한은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내 손을 꼭 잡고 말을 이어나갔다.
“온정 그룹에서 보내온 기획안은 내가 직접 봤는데 이번 행사 취지랑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돌려보냈어.”
어차피 예상한 결과라서 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
온정 그룹의 현 상황으로 봐서는 호연 그룹보다는 다른 기업과 협업을 하는 게 회사 발전에 더 유리할 것 같아서 나도 화는 나지 않았다.
그저 온정과 어울리는 회사가 어딜까 생각하느라 말을 하지 않은 것뿐인데 내가 너무 조용해서 화났다고 착각한 박지한은 다급히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걱정 마, 장인어른 곤란하게는 안 해. 이미 다른 프로젝트 몇 개 제안했어. 이번 행사처럼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온정 그룹이랑은 더 어울릴 것 같은 걸로 골랐어.”
말을 마친 박지한은 서랍에서 서류 몇 개를 꺼내 보여주었다.
대충 둘러보니 그의 말대로 절대 손해 보는 사업은 아니었다.
모든 위험부담은 호연 그룹에서 하고 이익은 온정 그룹이 가져가는 것이니 온정은 이 프로젝트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서류를 다 보고 난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기획안이 채택되지 못한 건 우리 실력 때문인데 뭐하러 프로젝트까지 내줘. 다른 사람들이 보면 또 말 나오겠네.”
박씨 집안 사람들이 안 그래도 박지한의 자리를 노리며 그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사적인 이유로 프로젝트를 내준 걸 알면 박지한이 곤란해질 수도 있었다.
집안을 위한답시고 그를 궁지로 몰아넣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호연 그룹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나도 따로 생각해둔 바가 있었기에 나는 다시 입을 열려는 박지한을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
“얼른 일해. 오후에 또 회의 있다며.”
내 재촉에 박지한은 다시 서류를 보는 데 집중했고 나는 차를 마시며 이따금 그를 돌아보았다.
그렇게 한참 지나서 다 본 서류를 치워 낸 박지한은 자신의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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