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살살해서 안 되면 강하게 나와야지
차는 질주해서 별장으로 돌아갔다.
진태경이 임다은을 침대에 눕히자, 임다은이 천천히 깨어났다.
“태경아, 내가 또 폐를 끼친 거지?”
진태경은 이불을 잘 여며주고는 일관되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야. 푹 쉬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임다은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떠나가는 그를 눈으로 배웅했다.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는 입꼬리를 쓱 올리며 눈에 예리한 빛을 내비쳤다.
그 뒤로 이틀 동안 그녀는 자신을 방에 가두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박춘자는 급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하는 수 없이 이 상황을 진태경에게 보고했다.
진태경은 듣고 나서 미간을 힘껏 찌푸렸다. 그는 하고 있던 일을 당장 내려놓고 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임다은의 방으로 가서 노크했다.
“다은아, 문 열어.”
안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다시 몇 번을 노크해도 여전히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진태경은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박춘자한테서 비상용 열쇠를 가져다가 방문을 열어 보았다.
방 안은 불이 꺼져 있고 커튼도 꽁꽁 닫혀 있어서 아주 어두웠다.
그러나 진태경은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임다은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녀는 얇은 실크 잠옷 치마를 입고 무릎을 감싸안은 채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버림받은 고양이 같았다.
진태경은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서 조심조심 다가가 그녀의 곁에 쭈그리고 앉아 물었다.
“다은아, 왜 그래?”
임다은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잠긴 목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태경아, 꿈에 또 태민 씨를 보았어...”
임다은은 그의 품에 안겨 따뜻한 몸을 그에게 바짝 붙이고는 알게 모르게 그의 몸에 비벼댔다.
진태경은 순간 몸이 경직되었다.
그는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가 아니었기에 그녀의 몸에 생긴 변화를 당연히 알 수 있었다.
임다은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울며 하소연했다.
“꿈에 태민 씨가 나타나서는 나 혼자 사는 걸 보니 마음이 괴롭다고 했어... 태민 씨는 나보고 다른 남자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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