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직접 공장을 세우다
진태경의 사무실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이미 산처럼 쌓여 있었다.
진태경은 밤새 한숨도 못 잤다.
어젯밤 직원들의 수군거림과 김영옥의 말이 두 가닥의 가시처럼 가슴 깊숙이 박혀 있었다.
‘미래의 사모님? 내가 언제 임다은에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었다고 이런 말이 오가는 거야.’
그때 노크 소리가 조심스레 울렸다.
임다은이 갓 내린 커피 한 잔을 들고 살금살금 들어왔다.
그녀는 수수한 원피스로 갈아입고, 긴 머리를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차림이었다.
“태경아, 어젯밤에 집에 안 갔지? 커피 내려왔어.”
임다은의 목소리는 물 흐르듯 지나치게 부드러웠다.
충혈이 된 눈으로, 진태경은 임다은을 싸늘하게 흘겨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다은은 커피를 책상 모서리에 내려놓으며 일부러 고의가 아닌 척 손등을 스쳤다.
차가운 살결이 닿자 임다은의 속이 움찔했다.
“마케팅팀에서... 오늘 밤에 회식 자리를 잡았대.”
임다은이 아랫입술을 깨물고 눈가를 촉촉이 적셨다.
“나... 좀 무서워. 다 모르는 투자자들이라서. 같이 가 줄 수 있어?”
진태경은 성가시다는 듯 손을 탁 쳐냈다.
머릿속에는 온통 강지연의 차갑고도 고집스러운 얼굴뿐이었다.
임다은의 모든 제스처가 괜히 더 거슬렸다.
“그건 네 일이야.”
진태경의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떨어졌다.
“그냥 혼작 가. 아니면 박 팀장을 불러 같이 가든지.”
그러자 임다은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진태경을 바라봤다.
‘이런 회식 자리를 나보고 혼자 가라고? 게다가 안 되는 박 팀장과 함께 가라고?’
임다은은 서러움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왜 강지연은 진태경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데도 모든 게 용서되고 나는 정작에 꼬리 내리고 빌면서도 이렇게 미움을 사야 하는 거야?’
임다은은 손바닥을 깊게 움켜쥐어 손톱이 살을 파고드는 고통을 느끼고 나서야 겨우 표정을 다잡았다.
“그... 그래. 그럼 방해 안 할게.”
임다은은 돌아서서 거의 도망치듯 나갔다.
곧 문이 닫히고 임다은의 실루엣도 사라졌다.
진태경은 의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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