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혼란은 단지 몇 초뿐이었다.
강지연이 가장 먼저 반응해 사고가 난 방향으로 전력으로 달렸고, 차승준과 전민호가 곧장 뒤를 이었다.
진태경은 잠시 그 자리에 굳어 서서 혼란 속으로 주저 없이 뛰어드는 강지연의 등을 바라보다가, 눈빛에 스친 복잡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긴 보폭으로 뒤따랐다.
공장 뒤쪽 공터에는 푸른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피 웅덩이에 쓰러져 있었고, 바닥의 회색 콘크리트 바닥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곧 삑삑거리는 구급차 사이렌이 가까워졌고, 구급대가 번개처럼 들것을 펼쳐 들이닥치더니 부상자를 싣고 급히 떠났다.
그 사이 취재진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플래시가 눈앞을 마구 터졌고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강 대표님, 블루오션테크놀로지 공장에 안전상 문제가 있었던 겁니까?”
“테이프 커팅 당일에 추락 사고라니, 시공 과정에서 불법 공정이 있었던 건가요?”
“이번 사고에 대해 회사는 어떻게 책임지실 겁니까?”
차승준이 앞으로 나서서 강지연을 막아섰다. 얼굴은 잿빛이었지만 목소리는 최대한 가라앉혔다.
“기자 여러분, 진정해 주십시오. 오늘 같은 사고가 난 것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블루오션테크놀로지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전면 재조사해 피해자와 대중께 명확히 설명하겠습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주십시오.”
강지연은 그 뒤에 서서 과열된 얼굴들을 차갑게 훑었다.
‘하필 오늘, 하필 커팅 시간에 이런 사고가 났다니. 이걸 우연이라 믿을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는 분명히 블루오션의 가동 첫날을 제삿날로 만들고 싶었을 거야.’
간신히 취재진을 달랜 뒤, 차승준은 강지연과 전민호를 인근 임시 사무실로 급히 들여보내고는 문을 닫고 잠갔다.
“젠장!”
들어서자마자 차승준이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이건 백 퍼센트 단순한 사고가 아니야.”
차승준은 방 안을 서성이며 이를 갈았다.
“지금 벌써 온라인은 난리야. 우리를 지옥의 공장이라고 몰아가고, 안전 대책이 전혀 없었다고 떠들어대.”
전민호가 안경을 밀어 올리며 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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