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8화
크리스 버은은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는 수백억 명의 일반인들 앞에서 아직도 정의로운 척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다며, 인류가 생존해나갈 수만 있다면 자신의 목숨도 마다하지 않고 싸울 거라며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그 말을 들은 임동현은 어이가 없었다.
‘부끄럽지도 않나?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이나 속일 수 있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속지 않을 텐데 말이야. 같은 반보초신으로서 내가 다 부끄럽네.’
반보초신도 일반인들과 다를 게 없었다.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 체면이고 뭐고 자기 살기 바쁠 테니 말이다.
임동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리를 떴다.
송사민과 황보 가문 등 세력 사람들은 대하 진영에 도착한 임동현을 반갑게 맞아줬다.
“하하... 자네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더군.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송사민이 임동현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칭찬하지 않으셔도 돼요. 어르신께 말씀을 드리지 못해 아직도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저 때문에 괜히 스트레스 받으셨죠, 죄송합니다... 대하를 위해 희생하려고 하셨다니요, 제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으면 정말 평생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뻔했습니다.”
임동현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임동현이 제때에 도착하지 않아 송사민은 죽음을 맞이했더라면 그는 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생사를 뒤로하고 대하를 위해 모든 걸 바친 어르신이 그의 실수 때문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생각만 하면 임동현은 자괴감이 들었다.
“자네가 실력을 숨긴 건 정확한 선택이네. 사람은 언제든지 퇴로를 남겨둬야 하네. 나 같은 늙은이야 죽었으면 죽었지, 뭐 대수인가? 대하만 지킬 수 있다면 난 언제든지 목숨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네. 지금은 자네도 있으니 난 죽어도 여한이 없다네.”
송사민이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
송사민은 진작 자신의 생사에 달관하였다.
그동안 대하를 세계 양대 제국 중의 하나로 이끌긴 했으나 송사민은 단 한 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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