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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장

“내 말이. 정작 지각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시아가 왜 쫓겨나야 하는 건데? 솔직히 시아 지각한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따지면 쫓겨나야 할 사람은 김시아가 아니라 신미주지.” 학생들의 수군대는 소리에 한재호의 얼굴색이 더 어두워졌다. “다들 조용히 안 해?” 점점 어두워지는 그의 모습에 학생들도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미주 학생더러 들어오게 한 건, 우리 과에서 제일 훌륭한 학생이기 때문이야. 훌륭한 학생이랑 백으로 의학과에 들어온 학생이랑 같아? 의학의 의자도 모르는 학생더러 나가라는 데 뭐 문제 있어?” 학생들을 향해 호통을 친 한재호가 다시 고개를 돌려 김시아를 바라봤다. “정 그렇다면 기회를 줄게. 칠판에 적힌 이 문제 한 번 풀어봐. 정답 맞추면 앞으로 네가 지각하든, 뭘 하든 다시는 너한테 뭐라 안 할 테니까.” “대신, 정답 못 맞추면 의학과에서 나가겠다고 조 총장한테 네가 직접 말해!” 그의 말에 강의실에 또 한 번 소란이 일었다. “헐, 미친 거 아니야? 저 어려운 문제를 이제 막 의학과에 들어 온 김시아가 어떻게 풀어?” “저건 우리도 못 푸는 문제인데, 그냥 김시아더러 짐 싸서 나가라는 거잖아!” 그들과 달리, 오히려 당사자인 김시아는 문제를 보지도 않고 제안에 응했다. “그러죠.” 신미주는 속으로 기뻐 났다. ‘나도 못 푸는 문제를 저 촌구석에서 올라온 촌뜨기가 무슨 수로 풀어? 김시아, 오늘이 의학과에서의 네 마지막 날이야. 잘가, 김시아.’ 이 기쁜 소식을 김유미에게 알리기 위해 신미주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흥, 주제도 모르는 계집 같으니라고.’ 한재호가 콧방귀를 뀌며 대놓고 김시아를 무시했다. 김시아가 문제를 풀 수 있으리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 “김시아가 저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절대 못 풀 텐데...” “오늘 김시아 의학과에서 나가겠네” 또다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김시아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칠판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곧장 답을 적기 시작했다. 의자에서 일어서기부터 문제를 풀기까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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