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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무표정

벌써 다섯 번째 커피였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건네받고 한 모금 마셨다. 재택근무하는 동안 비서실에서 수정이 필요한 문서나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으면 전부 나한테 떠넘겼다. 대표님이 눈치 주면 잽싸게 커피를 대령해야 했고, 콜하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게 노트북을 끼고 살았다. 24시긴 대기조, 끊임없는 업무의 연속이었다. 여유는 개뿔, 다른 사람의 업무도 내 몫이 되었다. 물론 마냥 나쁜 건 아니었다. 어찌 됐든 새로운 프로젝트를 담당할 기회를 얻지 않았는가? 나는 파일을 정리하고 기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 번 손을 본 자료 덕분에 글이 술술 써졌다. 사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해 아는 건 없었다. 대표님이 담당자를 정했는지, 계약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음가짐만큼은 꽤 긍정적이었다. 만약 대표님이 마땅한 책임자를 찾지 못했다면 작성한 기획서를 들고 어필할 생각이다. 이미 누군가를 정해두었더라도 보여드릴 작정이다. 그만큼 프로젝트에 대한 내 열의를 알아주셨으면 했기 때문이다. 미팅이 시작되기 전, 대표님이 일부러 찾아와서 함께 회의실로 가자고 하셨다. 회의에 필요한 자료는 이미 준비해두었기에 걱정은 없었지만 문제는 출력해둔 기획서를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분명 책상 위 서류철에 넣어두었는데 어쩌다 사라진 걸까? 분주히 움직이는 나를 보자 대표님은 눈살을 찌푸렸다. “뭘 찾는 거야? 지금 다시 출력하면 안 돼?” “아니에요. 그다지 중요하진 않아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회의 끝나고 다시 찾아볼게요.” 이내 뒤지기를 멈추고 나중에 다시 출력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기획서가 언젠가는 대표님 손에 들어가리라 생각했으나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등장하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프로젝트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여러 부서장이 간단히 평가를 마쳤고, 모두가 대표님의 프로젝트 구상에 동의했으며 몇몇 예비 협력사도 선정했다.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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