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눈 오는 밤의 짬뽕 배달
강지연은 연주형의 차에 앉아 학교로 돌아왔다.
언제부터였는지 하늘에서는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거센 북풍에 휘말린 눈송이는 제멋대로 날리며 사방을 뒤덮었고 기온은 또 몇 도나 떨어졌다. 인적 드문 캠퍼스에서 강지연은 매서운 공기를 들이마시고 홀로 걸음을 옮기면서 지금의 처지를 곱씹었다.
아직 갚아야 할 빚은 3억 4천만 원이다. 이렇게 서둘러 서효진에게 복수할 상황이 아니었지만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어머니가 길거리에서 모욕당하던 그날부터 증오의 씨앗은 이미 강지연의 마음속에서 뿌리를 내렸다. 증오의 마음은 날마다 미친 듯이 자라나면서 밤만 되면 거대한 슬픔으로 전환하여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다.
복수 말고는 이제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
지금 북성 전체를 둘러봐도 서씨 집안과 맞설 만한 세력은 진씨 집안뿐이고 결국 강지연이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은 진우현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 본 진우현은 마치 철근 콘크리트처럼 단단해 전혀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연주형이 중간에서 손을 써 준 덕에 강지연은 합당한 명분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길은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더 어려워질 게 뻔했다.
사흘 뒤 강지연은 약속한 시간에 DG 그룹 본사로 갔다.
연주형이 이미 내부에 말을 맞춰둔 터라 면접은 단번에 통과됐다. 강지연은 다음 날 바로 합격 통지를 받았고 다만 한 달간의 실습 평가를 통과해야 정식 계약할 수 있었다.
DG 본사의 재무부는 내로라하는 인재들로 가득했다. 반짝이는 이력서를 지닌 동료들 사이에서 강지연은 낙하산으로 들어온 신입에 불과했기에 당연히 시선이 곱지 않았다. 은근한 따돌림도 있었지만 강지연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입사 첫날부터 오직 업무에만 집중했다.
한 달 뒤의 평가쯤은 문제없겠지만 강지연은 더 빨리 성과를 내서 그 사람에게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다.
회사에 들어온 지 일주일이 다 되어 가도록 정작 진우현의 얼굴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반면 연주형은 끊임없이 강지연에게 데이트를 신청했지만 강지연은 늘 야근을 핑계로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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