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테란, 아을리 해안의 바다를 마주한 어느 한 별장의 테라스.
성나정은 등받이가 있는 라탄 의자에 앉아 저 멀리 굽이치는 해안도로를 향해 시선을 두고 있었다.
눈빛은 조용했지만 간헐적으로 불안함과 기대하는 듯한 기색이 엿보였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엔진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곧 별장 앞에 한 대의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렸고 고백현 비서의 부축 하에 성석진이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렸다.
조금 헐렁해 보이는 깨끗한 옷차림에 머리까지 단정하게 빗어냈지만 움푹 패인 눈두덩과 수척한 얼굴에는 감옥에서의 세월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아빠...!”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며 성나정은 재빨리 계단을 내려가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성석진이 팔을 벌리자 성나정은 그대로 아버지의 품에 몸을 던졌다.
지금껏 꾹 눌러왔던 강한 척하던 껍데기가 그 순간 처음으로 금이 갔다.
울지는 않았으나 다만 어깨가 조용히 떨릴 뿐이었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아버지를 끌어안았다. 마치 이게 꿈이 아닌 현실임을 증명하듯 단단히 껴안은 채 놓지 않았다.
“됐다, 됐어... 나정아, 아빠 돌아왔어.”
성석진은 딸의 등을 토닥이며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고생 많았지... 우리 딸.”
한참이 지나서야 성나정은 조심스레 팔을 풀고 아버지의 희끗희끗해진 옆머리를 살며시 쓸었다.
“아니에요, 고생은 무슨... 아빠가 나오셨으니 됐어요.”
성석진의 시선은 그녀 뒤에 서 있는 고백현에게로 옮겨졌다가 다시 성나정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로 옮겨졌다.
그러다 길게 한숨을 내쉬었으며 눈빛에는 미안해하는 기색이 가득 어려 있었다.
“그때는 내가 잘못했을지도 모르겠구나. 백현이가 너한테 보낸 고백 편지를 내가 버린 것도, 그 애가 준 걸 하준이가 준 거로 넘겨버린 것도... 모두 내 잘못이었어. 그때 내가 막지만 않았더라면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겠지. 그건 아빠가... 정말 잘못한 거야.”
이 말에 성나정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학창 시절, 교실 책상 속에 슬그머니 들어 있던 낯선 물건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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