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교도소 문 앞.
유하준은 마치 못이라도 박힌 듯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 한참 뒤, 함께 온 비서가 조심스레 다가오더니 눈앞의 혼이 빠져나간 듯 창백한 얼굴을 한 유하준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검사님, 저... 쫓아가지 않으실 건가요?”
유하준은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눈동자에는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모든 것이 메마른 듯한 황량함이 담겨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처연하고도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안 쫓아갈 거야. 이제는... 못 쫓아가. 그날 내가 그 증거를 믿기로 했을 때부터, 그날 법정에서 그 치명적인 CCTV를 제출한 순간부터, 그리고 나정이가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마다 임수아 쪽으로 걸어간 그 모든 선택들이 결국 내가... 영영 나정이를 따라잡을 수 없는 사람이 되게 만든 거야.”
그는 끝도 없는 후회와 쓰라림을 꿀꺽 삼켜내는 듯 깊게 숨을 들이켰다.
“나정이 말이 맞아. 나는 너무 크게 잘못됐고 지금은 나조차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한참 뜸을 들이다 마침내 또박또박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가슴을 쥐어짜내 하듯 절절했다.
“이번만큼은... 나정이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 진짜 자유일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천천히 돌아서는 유하준의 등은 한없이 외롭고 텅 비어 보였다.
그리고 그 외로움은 썰렁한 교도소 앞 풍경과 겹쳐지며 더 짙어지는 것 같았다.
이것이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늦은 깨달음이었고 유하준은 그렇게 스스로 조용히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달리던 스포츠카 안.
고백현은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꾹 밟아 차를 멈췄고 차가 도로 옆에 정확히 멈추자 운전대를 꽉 쥔 채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선글라스는 언제 벗었는지 그의 깊은 눈동자가 온전히 성나정을 향해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또 들킬까 조마조마해 하는 그 모든 감정이 뒤엉켜 있었다.
“...성나정.”
긴장으로 인해 살짝 쉰 듯한 목소리였다.
“...방금... 그거 무슨 뜻이야?”
창문 사이로 바닷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이 살랑이고 그녀의 눈길은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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