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송찬미는 기숙사로 돌아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때 심영준에게서 또 전화가 걸려왔다. 송찬미는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 계속 짐을 쌌다.
룸메 임서월이 거의 초상난 얼굴로 방에 들어왔다.
“망했다, 망했어.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다 찍고 나옴. F 각인데, 유 교수가 구제해 줄라나 모르겠다...”
오예리가 팩폭을 날렸다.
“힘들걸. 넌 출석도 거의 안 했잖아. 이번 과목 엄청 어려웠는데, 시험 점수 너무 낮으면 출석 점수 만점 받아도 통과 못 할 수도 있어.”
임서월이 울상을 지었다.
“신이시여, 제발 F만은… 나 진짜 재수강은 극혐이란 말이야!”
다른 룸메 장서영이 갑자기 폭탄을 던졌다.
“얘들아, 들었어? 영어과 윤소아 스폰받는대.”
“어? 진짜?”
임서월은 가십이라는 말에 얼굴색을 싹 바꾸고 신나서 달려들었다.
“누구한테 들었어? 스폰서가 누군데?”
장서영은 대학생 커뮤니티 앱을 켜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게시글을 보여줬다.
“여기, 직접 봐.”
그걸 본 임서월의 눈이 순식간에 휘둥그레졌다.
“헐, 대박. 진짜네! 완전 핫하다!”
임서월은 휴대폰을 낚아채 미친 듯이 스크롤을 내렸다. 보면 볼수록 표정이 점점 더 흥분으로 물들었다.
“포르쉐 카이엔? 돈은 많나 본데 남자가 너무 못생겼잖아. 여드름 흉터 자국에 웬 돼지 한 마리가... 그래도 윤소아는 영어과 퀸인데 완전 아깝다.”
오예리도 다가와서 들여다봤다.
“나이가 거의 아버지뻘 같은데... 어휴, 비위도 좋네, 진짜.”
송찬미는 옷장에서 옷을 꺼내 캐리어에 차곡차곡 개어 넣으며 무심하게 툭 뱉었다.
“진짜 아빠일 수도 있잖아. 증거도 없는 얘기 막 퍼뜨리는 건 좀 그렇지 않아?”
“아니, 찬미야. 이번 건 헛소문이 아니야. 사진까지 다 떠서 확인사살이라고.”
장서영이 말했다.
“게시글에 윤소아가 그 남자랑 키스하는 사진도 올라왔었어.”
“어디? 난 왜 못 봤지?”
임서월이 발을 동동 굴렀다.
“얼굴이 나와서 관리자가 삭제했지. 그런데 내가 캡처해 놨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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