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너 미쳤어?”
주설옥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약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야!”
이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허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놀라움과 서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심영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심영준이 차가운 표정으로 주설옥을 쳐다보며 말했다.
“약혼을 제가 원한 것도 아니잖아요. 찬미를 찾았으니 저는 찬미와 결혼할 거예요.”
“이 일은 네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주설옥의 태도는 단호했다.
“헛된 생각은 집어치워. 선영과 이미 약혼했으니 심씨 가문의 며느리는 그녀뿐이야.”
심영준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럼 전 심씨 가문의 주인 자리를 내놓을 거예요.”
“뭐가 어쩌고 어째?”
주설옥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때 허선영이 갑자기 따지듯이 말했다.
“혹시 송찬미 때문에 어젯밤에 위출혈이 생길 정도로 술 마셨던 거예요?”
심영준은 표정이 굳어진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긴 침묵이 곧 답이었으니.
주설옥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심영준을 쏘아보았다.
“그 여자가 또 네게 치근덕거리려고 부산에 온 거야?”
“제가 찬미에게 치근덕대는 거죠.”
심영준이 말했다.
“저는 찬미가 없으면 안 돼요.”
그 말에 허선영의 얼굴에 슬픔이 가득 찼다.
“심영준! 너무한 거 아니야?”
“미안해, 선영아. 내가 잘못했어.”
심영준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스쳤다.
주설옥은 차갑게 말했다.
“네 아버지의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 찬미하고는 안 돼!”
이렇게 말하고 나서 주설옥이 화가 치밀어올라 문을 쾅 닫고 나가자, 병상 옆에 있던 허선영의 눈썹 아래로 차가운 빛이 스쳤다.
허선영은 질투와 불만을 재빨리 잠재우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심영준을 끌어안더니 고개를 그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며 입을 열었다.
“영준아, 이제 그녀를 잊고 나만 생각하면 안 될까?”
하지만 심영준은 허선영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쳤다.
“미안해...”
...
심영준을 피하고자 송찬미는 며칠 동안 병원에 가지 않고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졸업 논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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