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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하태원은 그녀의 손목을 움켜쥔 채 억지로 위층으로 끌고 올라갔다. 방세린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의 힘 앞에서는 모든 저항은 무력했다. “네 입에서 나오는 가시 박힌 말들, 더는 듣고 싶지 않아. 계속 입 벌릴 거면 침대에서 네가 잘하는 거 있잖아, 그것 좀 해봐.” 거친 목소리와 함께 하태원은 그녀를 침대 위로 밀쳐냈다. 차가운 시트가 등에 닿는 순간, 그는 다가와 방세린의 턱을 움켜쥐고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차갑게 내려앉은 시선에 방세린은 숨이 막히는 듯 얼어붙었다. 그러나 곧 사력을 다해 몸을 비틀며 울부짖었다. “싫어! 제발 그만둬!” 그녀가 이를 악물고 입술을 물어버리자, 하태원은 움찔하며 손을 놓았다. 눈물 맺힌 방세린의 눈에는 두려움과 증오가 교차하고 있었다. 하태원은 잠시 멈칫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방세린은 몸을 비틀어 빠져나와 담요를 움켜쥐고 어깨를 가린 채 등을 돌렸다. 말없이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던 하태원은 한동안 방 안에 서 있다가 문을 세게 닫으며 나갔다. ‘쿵’ 하고 울린 소리에 방세린은 가늘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곧 가슴 깊숙이 저린 통증이 밀려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간신히 몸을 일으켜 1층으로 내려온 방세린은 현관문을 열고 도망치려 했지만, 문 앞에는 건장한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그녀를 가로막았고 단호한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봤다. ‘괜히 힘 빼지 마시죠. 여기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습니다.’ 방세린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문을 닫았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그래... 처음부터 이 관계의 끝을 정할 수 있는 건 내가 아니라 하태원이었어.’ ... “성태야, 태원 형 요즘 왜 저래? 영 딴 사람 같지 않냐.” 육현재가 주성태의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 주성태는 고개를 돌려 구석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하태원을 힐끗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우리 태원 형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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