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말을 끝낸 방세린은 더 이상 한순간도 머물기 싫다는 듯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하태원은 그 자리에 홀로 남아 얼굴에 좀처럼 보기 힘든 당혹스러운 기색이 얼굴에 비쳤다.
방세린은 지금까지 그와 이별하면서 단 한 번도 값비싼 물건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가 건넸던 수표도, 금반지도, 그녀는 한사코 거절했었다.
‘그런 세린이가... 엄마한테서 수표를 받았다고? 이젠 정말 나와 완전히 끊겠다는 뜻인가?’
하태원의 얼굴빛이 굳어지더니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아니, 그럴 리 없어! 절대 못 믿어.’
...
집으로 돌아온 방세린은 샤워를 마친 뒤 곧장 출국 준비를 시작했다.
이미 며칠 전 항공권을 예약해 두었고 출발 날짜는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짐을 챙기던 중, 문득 눈앞에 낯선 분홍색 슬리퍼 한 켤레가 놓여 있는 게 보였다.
고개를 들자, 언제 들어왔는지 송주아가 눈앞에 서 있었다. 노크도 없이 들어온 모양이었다.
“무슨 일 있어? 내 방까지 왜 찾아왔어?”
송주아의 시선은 곧장 바닥에 놓인 대형 캐리어에 꽂혔다.
“진짜 떠나는 거야?”
방세린은 그녀가 걱정돼서 묻는 게 아니라는 걸 뻔히 알았지만 그래도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송주아는 너무 기쁜 나머지 가슴이 들썩였다. 안도감과 기쁨이 스쳤지만, 오늘 밤 일을 떠올리며 다시 경계심을 되찾았다.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송주아는 얼굴에 해사한 미소를 얹고는 목에 걸린 목걸이를 들어 보였다.
“내 새 목걸이 봐봐, 어때? 예쁘지?”
방세린은 그녀의 하얀 목선을 따라 반짝이는 사파이어 목걸이를 흘끗 보았다.
송주아는 행복에 젖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거 태원 오빠가 오늘 밤에 선물해 준 거야. 사파이어가 상징하는 뜻이 뭔지 알아? 변치 않는 사랑이래.”
방세린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냉소가 스쳤다.
이미 하태원의 본모습을 똑똑히 본 그녀에게 이런 말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태연히 맞장구쳐줄 수 있었다.
“그래? 대표님 참 세심하시네. 두 사람 잘 되길 바랄게.”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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