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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김치찜 냄새가 방 안 가득 퍼지던 중, 문득 초인종이 울리자, 주찬호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형 왔나 보다. 내가 열어볼게.” 방세린은 묵은지 사이에 고기를 돌돌 말아 올리던 중이었다. 그때 현관 쪽에서 들려온 발걸음과 함께 주찬호의 반가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호라, 태원 형! 이런 데서 다 보네요?” ‘태원 형’이라는 말에 방세린이 잠시 멈칫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동명이인이 얼마나 많은데, 설마...’ 그러나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옆자리에 앉은 위준우의 미간이 서서히 좁아지고 있다는 걸. 잠시 후, 주찬호가 두 사람을 데리고 식탁 앞으로 걸어왔다. “준우 형이랑은 다들 아는 사이니까 소개 안 할게. 옆에 있는 분은...” 주찬호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준우 형 여자친구고, 형수님, 이쪽은...” ‘형수님’이라는 말이 떨어지는 순간, 방세린은 그만 사레에 들려 심하게 기침했다. 위준우가 급히 물을 가지러 일어나려는 찰나,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하태원이 먼저 물 한 잔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그녀가 손을 뻗자, 하태원은 쉽게 잔을 놓지 않았다. “위도 약하면서 매운 걸 먹어?” 짧은 한마디에 식탁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방세린은 눈을 내리깔고 표정을 감췄다. “감, 감사합니다.” 위준우의 시선에는 알 수 없는 서늘한 기운이 스쳤고 주찬호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멀뚱히 고개만 갸웃거렸다. 주성태가 한숨을 내쉬며 그의 어깨를 툭 치더니 자리에 앉혔다. “찬호야, 김치찜 국물이나 먹어. 괜히 나서지 말고.” 그날 저녁, 방세린은 밥이 목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심란했다. 고개를 들지 않아도 맞은편에서 꽂히는 뜨거운 시선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고 그 불편한 열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겨우 식사가 끝나자, 그녀는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제가 설거지할게요.” 위준우는 말없이 그녀를 한 번 바라보고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그때 주성태가 주찬호를 억지로 끌고 나갔다. “너 살 좀 빼야 해. 이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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