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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그날, 방세린이 막 자리로 걸어오자마자 책상 위에 탐스럽게 피어난 빨간 장미 한 다발이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동기 친구가 웃으며 방세린을 놀렸다. “어머, 이번 주만 벌써 세 번째 꽃다발이잖아. 이 정도 퀄리티면 꽤 비싼데? 위준우 씨는 완전 통이 크네.” 방세린은 빙그레 웃을 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대신 하태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꽃 그만 보내줄래?] 방세린의 메시지만 기다린 듯, 답장은 금방 날아왔다. [빨간 장미가 마음에 안 드나? 그럼 튤립은 어때?] 방세린은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하태원과 말이 통할 거라고 기대하는 건 사막에서 물 찾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방세린은 하태원이 이런 짓을 하는 게 자기에 대한 감정이 깊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정말로 그런 거라면 두 사람이 지금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건 그냥 남자의 승부욕일 가능성이 컸다. 하태원은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세계 최상위권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천하 그룹에 들어가자마자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후로 사람들은 하태원을 누구의 아들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하 대표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 하태원이 방세린에게 번번이 밀렸으니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남자가 그 치욕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방세린은 꽃을 풀어 사무실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순식간에 사무실 전체가 꽃향기로 가득 찼다. 퇴근 무렵, 방세린은 병원에서 위준우를 마주쳤다. “굳이 내일 우리 집에 와서 물건을 가져갈 필요가 있어? 오늘 바로 가자.” 그 말에 방세린의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 방세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위준우와 함께 병원을 나섰다. 그러다 고개를 들자 익숙한 마이바흐 한 대가 방세린의 눈에 들어왔다. 차 옆에 기대어 서 있는 하태원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유심히 방세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태원은 이미 30분 전부터 병원 앞에서 방세린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기다리던 방세린은 나타나자마자 붉어진 얼굴을 푹 숙이고 다른 남자와 나란히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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