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방세린은 하태원의 상처가 악화한 줄 알고 급히 물었다.
“어디가 불편해?”
하태원은 머리라고 했다가 손이라고 하며 자꾸 말을 바꿨다.
그게 자꾸 반복되자 방세린은 그제야 하태원의 의도를 눈치채고 그의 손을 뿌리치며 딱딱하게 말했다.
“하태원 씨, 제 일을 존중해 주시죠. 그리고 본인 몸도 좀 아껴주세요.”
하태원이 입술을 꾹 다물자 병실은 마침내 조용해졌다.
그 후 며칠 동안 하태원은 병실을 아예 사무실로 만들어버렸다.
병실에는 온갖 직원들이 들락날락하며 업무 서류도 끊임없이 배달됐다.
방세린은 하태원의 수작을 훤히 알았지만 부원장의 권위에 눌려 어쩔 수 없이 맞춰줘야 했다.
드디어 화국 천하 그룹 본사에서 하태원에게 빨리 귀국하라고 독촉하는 전화가 왔다.
하태원은 마지못해 퇴원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병원을 떠나기 전, 하태원은 부원장 앞에서 방세린을 향해 말했다.
“입원하는 동안 방세린 씨 덕분에 많이 편했습니다. 혹시 식사를 한 번 대접하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방세린이 대답도 하기 전에 부원장이 대신 웃으며 말했다.
“하 대표님의 호의를 방세린 씨가 거절할 리 없죠.”
결국 방세린은 하태원의 차를 타고 한 양식당에 갔다.
촛불이 일렁이는 자리에서 하태원은 진지하게 말했다.
“세린아, 나한테 석 달만 줘. 딱 석 달이면 송주아와 파혼할 거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태원의 전화가 울렸다.
방세린이 힐끔 보니 발신자는 송주아였다.
속담에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찾아온다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하태원은 화면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 없이 아예 전화를 끊었다.
방세린은 하태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한 번 속는 일은 있어도 세 번 속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이제는 하태원이 앞으로 누구와 약혼하든, 결혼하든, 방세린 본인과 전혀 상관없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방세린의 침묵이 하태원 눈에는 묵인으로 비쳤다.
비행기는 두 시간 뒤 출발할 예정이라 하태원은 곧 공항으로 가야 했다.
두 걸음을 내딛던 하태원은 갑자기 돌아서서 방세린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