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밤이면 도유환은 침대 안쪽에서 자는 것이 습관이었다.
잠이 덜 깼을 때 그는 본능적으로 옆으로 팔을 뻗었고 그 순간 부드러우면서도 순종적인 몸에 손길이 닿았다.
정해은은 얌전히 그에게 몸을 붙여왔다. 그녀의 몸에서는 정성 들여 고른 은은한 향수 냄새가 났다.
‘이게 아니야.’
체온이 달랐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향기가 달랐다. 달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체향이 아니었다.
심지어 잠을 잘 때 숨을 쉬는 소리까지 살짝 달랐다.
정하루는 잠버릇이 고약해 잘 때 자기도 모르게 이불을 빼앗아 가서는 마치 따뜻한 곳을 찾는 소동물처럼 그의 품을 파고들며 손과 발을 이용해 그에게 딱 달라붙었다.
눈을 번쩍 뜬 도유환은 강렬한 거부감을 느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몸을 붙이려고 하는 정해은을 거칠게 밀어내고 침대에서 일어난 뒤 은근히 쌀쌀맞게 말했다.
“자. 나는 갑자기 급히 처리할 서류가 생각나서 그것 좀 처리해야겠어.”
말을 마친 뒤 그는 상처받은 정해은의 표정을 무시하고 곧장 서재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그에게는 혼자 있을 시간이, 냉정함을 되찾을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점점 뚜렷해지는 기억 속 정하루의 모습을 지워야 했다.
일주일 뒤, 중요한 비즈니스 파티에 도유환은 정해은을 데리고 참석했다.
정해은은 값비싼 드레스를 입고 예의 바르게 행동했다. 동시에 우아하면서도 너그럽고 임기응변 능력도 좋아 꽤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모든 사람이 도유환과 정해은을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도유환은 그 파티가 답답하게 느껴졌고 공기 속에서 풍기는 샴페인과 향수 냄새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파티 도중에 한 여자가 질투심 때문에 일부러 정해은의 드레스에 와인을 쏟았다.
정해은은 순간 눈시울을 붉히면서 억울한 듯 도유환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울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마치 엄청나게 괴롭힘당한 것처럼 도유환의 보호와 위로를 받으려고 했다.
예전이었다면 정해은은 약하니 당연히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해은의 눈물을 보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