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차가운 빗물은 도유환의 몸을 흠뻑 적셨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 불만과 후회의 불길을 식히지는 못했다.
그는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집에 돌아온 뒤 며칠 동안 방 안에만 틀어박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업무도 처리하지 않은 채 그저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담배만 피웠다. 그의 발 아래 값비싼 러그에는 담뱃재가 가득 쌓여있었다.
정하루의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은 가장 지독한 저주가 되어 도유환의 귓가에서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다.
마치 낯선 이를 바라보듯 그를 바라보던 정하루의 냉담한 눈빛은 칼이 되어 그의 마음에 끊임없이 상처를 냈다.
도유환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정하루가 본인의 인생에서 그의 존재를 완전히 도려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녀의 곁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첫 번째 시도가 실패로 끝났으나 도유환은 정신을 차리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집착적인 면모와 통제 욕구를 드러냈다.
도유환은 지금껏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 손에 넣었다.
예전에는 멍청하게 남에게 속았으나 지금은 달랐다. 이제 그도 진실을 깨달았으니 정하루는 반드시 그의 곁으로 돌아와야 했다.
도유환은 정신 나간 생각들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정하루가 반드시 자신을 마주해야 할 상황, 자신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유환은 곧바로 비서에게 연락했다. 밤을 새운 데다가 술과 담배로 인해 그의 목소리는 매우 허스키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라도 정하루가 앞으로 어떤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지 알아내. 그리고 내가 거기에 직접 개입해야겠어.”
유능한 비서는 빠르게 조사를 마치고 보고했다.
정하루는 현재 백 년의 역사를 가진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측과 앰배서더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었고 이미 계약의 마지막 단계라고 한다.
만약 그 브랜드의 앰배서더가 된다면 정하루는 앞으로 패션업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며 승승장구할 것이다.
도유환의 눈빛이 악랄하게 빛났다.
‘바로 이거야!’
그는 곧바로 정문 그룹의 명의로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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