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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사랑한다는 게 나한테 약을 먹이고 다른 여자랑 자는 거야?

강인호는 차갑게 지시했다. “여기 치우고 재무팀한테 신지은한테 손해 금액 보내라고 해.” 말을 마친 후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자, 강인호의 차가운 얼굴에 드디어 약간의 고통과 쓴웃음이 어렸다. 직원들 눈에 비친 그는 이토록 비굴하게 신지은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모두가 그의 감정을 다 알아차렸는데, 유독 신지은만 모르다니.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못 본 척하는 거겠지. ‘도대체 신지은은 무슨 속셈인 걸까?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걸까?’ 생각할수록 강인호의 마음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이 모든 사실을 신지은은 알지 못했다. 해강 그룹을 나서 거리에 선 그녀는, 아무 표정 없이 민유한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자꾸 날 보겠다고 했다며? 왜? 돈 갚으려고?” “지은아...” 민유한이 이름을 부르자마자 신지은은 인상을 찌푸리고 그의 말을 끊었다. “그렇게 역겹게 부르지 마. 말했잖아. 신지은 씨 아니면 신 대표님이라고 부르라고.” 냉담한 그녀의 태도를 보자 민유한은 순간 당황했다. “지은아 아직 화났어? 내가 잘못했어. 그날은 너인 줄 알고 참지 못한 거였어.” 그가 말하며 신지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재빨리 몸을 피했다. 신지은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함부로 만지지 마. 한 번만 더 이러면 성추행으로 신고할 거야.” 민유한은 그녀가 이런 말까지 할 줄은 예상치 못해 벙쪄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상처받은 눈빛으로 신지은을 보며 애원했다. “지은아 이러지 마. 자꾸 이러면 나 상처받아. 너도 알잖아. 네가 너 사랑하는 거.” 그 말에 신지은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사랑한다는 게 나한테 약을 먹이고 다른 여자랑 자는 거야? 그런 게 사랑이라면 제발 거둬가. 난 필요 없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돈 갚으러 오는 게 아닌 한 내 앞에 나타나지 마.”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유한의 뻔뻔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는, 돈 갚으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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