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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장

육성재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자 진지한 아이처럼 다시 집요하게 물었다. 잠에서 깨어난 후 잊고 있던 기억들이 이 순간 유난히 선명하게 떠올랐다. 밤낮으로 생각하며 애달픔에 보였던 환상이 아니었다. 이시연은 초조하게 입술을 달싹이다가 머뭇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삼촌, 그건 삼촌이 사람을 착각한 거니까 난 원망 안 해요.” 그녀는 두 사람 사이에 애정 따위 전혀 없다고 확신했고, 삼촌은 절제와 자제력이 있는 사람이니 아무 여자에게 그런 애매한 행동을 할 리가 없었다. 유일한 가능성은 그가 사람을 착각한 거다. 혹시 좋아하는 사람이 그녀와 닮은 건 아닐까? 이시연은 소설에나 나올법한 터무니없는 생각에 머리를 긁적거렸다. “저기, 먼저 씻어요. 일단 샤워부터 해요. 난 해장국 끓이러 갈게요.” 육성재는 그녀에게 억지로 떠밀려 안으로 들어갔고 남자는 살짝 이마를 찌푸린 채 현관을 돌아보았다. 부축을 받으며 계단을 오르던 그가 모퉁이를 돌 때쯤 이시연을 끌어당기며 멈췄다. “시연아.” 그는 상대를 손잡이에 밀어붙인 채 품에 가두었다. “진짜 약혼식을 올린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 우린 이미 약혼했고 곧 결혼할 사이야.” 이시연은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허리를 굽히면 그의 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가 몸을 숙이기도 전에 남자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가만히 있어.” 육성재는 여자를 다시 품에 가두며 말했다. “이엘 그룹 지분엔 네 몫도 있는데 바쁜 일 끝나면 신혼집 보러 갈까?” 살짝 커진 그녀의 눈을 바라보던 남자의 눈가에도 은은하게 애정 섞인 미소를 머금었다. “어디가 좋아? 신혼 선물로 딱히 줄 게 없어서 이엘 그룹 지분 10%를 줄게. 어때?” 중저음 목소리에 숨겨진 온화함에는 사람들을 무심코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잠깐, 잠깐! 이시연은 눈을 깜빡이며 그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노력했다. 신혼집? 신혼 선물? 지분? 할아버지가 준 지분도 적지 않아 거기에 10%를 더하면 그녀는 이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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