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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자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마른기침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안에 있는 사람 태반이 짝을 이뤘고 혼자 온 사람이 적다는 걸 발견했다. 장소가 살짝 불편했던 나는 코를 만지작거리다 상석으로 지정된 테이블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걸 보고 망설임 없이 그쪽으로 가서 앉았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 소리가 작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저 여자 누구야? 너무 예쁘다.” “몰라. 왜 전에는 본 적이 없지?” “이렇게 예쁜 사람을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잠깐만. 저 여자 송지연 씨 같은데?” “송지연 씨? 박윤성 씨 와이프?” “그런 것 같아.” “저 여자가 박윤성 씨 와이프라고? 와, 저렇게 예쁜 줄은 몰랐어... 나는 그냥 시골에서 올라온 촌스러운 여자일 줄 알았는데.” 나는 자리에 앉아 그들이 수군대는 걸 듣고 있었다. 제 딴에는 작게 얘기해서 들릴 리가 없다고 생각하니 나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라고 조민서 씨가 그랬던 거 같은데. 너무 예쁘게 생겼잖아.” “하긴. 못생긴 여자였다면 박윤성 씨가 결혼했을까?” “그만해. 곧 이혼할지도 모르잖아... 이번 생일 파티, 박 대표님이 큰돈 들여서 준비했다던데. 이 정도로 신경 쓴다는 건 일반적인 감정은 아니라는 거지.” “전에 와이프랑 조민서 씨가 함께 물에 빠지면 바로 조민서 씨를 구하겠다고 했대. 와이프도 참 불쌍하지...” 대화를 주고받던 사람들이 동정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중엔 깨 고소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일절 무시하고 테이블에 비치한 과일을 하나 가져와 먹었다. 수군대던 사람들은 덤덤한 내 모습에 하나둘 입을 닫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앞에 익숙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들어오자마자 네가 여기서 몰래 훔쳐먹는 게 보이더라.” 나는 고개를 들고 고인우를 올려다봤다. “훔쳐먹다니, 당당하게 먹고 있는데.”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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