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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나는 고개를 숙인 채 그가 던진 화제를 피하며 가볍게 물었다. “선물은...” “고인우 찾아서 얘기하지 그래?” 박윤성이 내 말을 잘라버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는 아무 온도가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돌려 나를 아예 등지고 서서는 이렇게 말했다. “고인우가 네 요구라면 들어주지 않을까?” 이 말에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래. 내가 무슨 기대를 한 거야. 박윤성이 나를 도와줄 리가 없지.’ 나는 원래도 조민서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 없었다.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만 아니라면 여기 더 남아있을 이유도 없었지만 앞으로 해나갈 사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꾹 참고 척이라도 했다. 박윤성이 척조차 하기 싫어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곧이어 들려오는 박윤성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고작 이런 일로 나를 찾아온 거야?” 나는 굳이 그를 마주하지 않아도 그가 이 말을 내뱉을 때 얼마나 차가운 표정일지, 그 눈동자가 얼마나 귀찮으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질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를 찾아온 것 자체가 우스워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자리로 돌아오자 고인우가 나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만나고 온 거야?” 내가 입술을 앙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인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축하하러 온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오늘의 주인공 조민서는 나갔다가 들어온 박윤성을 보고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얼른 그쪽으로 다가갔다. “오빠, 어디 갔다 온 거야?” “나가서 좀 걸었어.” “그래...” 조민서가 헤벌쭉 웃으며 박윤성의 옆자리에 앉았다. 스태프가 책자를 들고 내 옆으로 오더니 뒤에 앉은 참석자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가져오신 선물을 적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인우를 바라봤다. “현장에서 적어야 한다고?” “여태 쭉 그래왔는데.” 고인우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정말 많은 걸 잊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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