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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고인우도 박윤성의 회사에 대한 제보를 멈췄다. 원래도 나를 놓아주게 하기 위한 수단이었기에 목표를 달성했으니 더 맞설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박윤성을 제보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상회 회장인 고준호도 박윤성의 체면을 봐줘야 했기에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 고인우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 “간땡이가 부었지? 감히 박윤성을 제보해? 네가 무슨 하는지는 알아? 네 무덤을 파는 거나 마찬가지야.” 고인우는 기분이 좋아 고준호가 캐물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도 알아볼 수 있는 걸 고준호가 모를 리 없었기에 고인우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기뻐한다는 걸 알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경고하는데 그 두 사람 이혼했다고 해도 송지연에게 품어서는 안 될 감정 품지 마.” “이혼도 한 마당에 왜 안 된다는 거예요?” 고인우는 고준호의 경고를 새겨듣지 않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 다 싱글인데 뭘 하든 내 자유 아니에요?” “미친놈. 두 사람이 정말 그렇게 끝날 것 같아?” “박윤성도 이혼에 동의했는데 끝이 아니면 뭐예요? 박윤성이 끝내고 싶지 않아도 두 사람은 이제 불가능해요.” “불가능한지 아닌지는 네가 판단할 게 아니야. 박윤성과 송지연의 마음에 달렸지.” “지연이는 절대 돌아보지 않을 거예요.” 고인우가 나를 힐끔 쳐다봤다. 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뜰지 말지 고민하는데 고인우가 내 손을 잡았다. “박윤성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지연이는 절대 다시 받아줄 리 없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으로 고인우의 말을 묵인했다. 그러자 고준호도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미친놈. 더는 너 상관 안 해.” 고준호가 이렇게 말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을 도로 넣은 고인우가 승리한 표정으로 말했다. “앞으로 더는 우리 둘 방해할 사람 없을 거야.” 나는 고인우가 내 뜻을 오해했다고 생각해 한참 고민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미안해. 우리 둘 사이는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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