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화
나는 길거리에서 구경거리 되는 게 싫어서 박윤성 팔을 낚아채 차에 태웠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속이 점점 더 울렁거렸다.
얼굴이 창백해진 나를 본 박윤성이 조심스레 물었다.
“어디 안 좋아? 내가 회사에 연락해 줄까?”
“됐어. 고인우가 벌써 말해놨어.”
박윤성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지만 딱히 뭐라고 하진 않았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말했다.
“박윤성, 이제 그만해. 나도 너 원망하는 거 아니야. 조민서 구하러 갔을 때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어. 하지만 지금은 생각 다 정리됐어. 우리 둘 그냥 안 맞는 거야. 넌 나한테 안정감을 주지 못했고 나 자신도 너무 부족했어. 의심하고, 불안해하고, 너한테 짜증만 냈지. 이렇게 된 건 우리 둘 다 잘못이야.”
말하고 나니 헛웃음이 나왔다. 예전의 나는 나 자신도 질릴 정도였다.
맨날 박윤성한테 집착하고 세상에 그 사람밖에 없는 줄 알았고 사랑만으로 다 될 거라 착각했다.
그런 내가 무슨 매력이 있었을까.
나도 싫어지는 내가 박윤성 눈엔 얼마나 지겨웠을까.
“난 싫어한 적 없어.”
박윤성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지쳐 있었던 건 맞지만 너랑 이혼하고 싶단 생각 단 한 번도 한 적 없어. 싸우고 다퉈도 우리는 평생 이렇게 살아갈 줄 알았어.”
“하지만 난 더는 그렇게 못 살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조민서는 단지 방아쇠였을 뿐이야.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애초에 같은 세상 사람 아니었다는 거지. 난 너를 믿을 수 없었고 너도 나를 끝까지 감싸줄 수 없었어. 시간 지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거고 그땐 더 지쳐버릴 거야. 박윤성, 우리 이제 어른이잖아. 그만 유치하게 굴자.”
박윤성이 집 앞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아파트 앞에 홀로 남은 나는 멀어져 가는 검은 컬리넌을 바라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정말 아이라도 생긴 거라면...”
다음 날 아침 나는 어젯밤 약국에서 산 임신테스트기를 꺼냈다.
아침 소변이 가장 정확하다는 말에 따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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