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나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꾹 다물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이 사실을 그들이 알게 되는 건 원하지 않았다.
내가 박윤성의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면 우리가 이혼한 후에도 분명 그들은 아이를 빼앗으려 들 것이다.
그들의 재력과 배경을 생각하면 내가 이길 가능성은 아예 없었다.
겨우겨우 손에 넣은 가족이라는 존재였기에 나는 절대로 그런 일을 허락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김희수가 뭔가 느낀 듯 긴 침묵 끝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랑 윤성이 일은... 난 더는 관여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 아이는...”
김희수는 내 눈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윤성이가 깨어난다면 아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아이 아버지와 먼저 상의해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만약 윤성이가 끝내 못 깨어난다면 그땐 네 몫이야. 물론 나는 네가 아이를 낳길 바란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해준다면 널 위해 꽤 큰 재산을 마련해두겠어. 이건 협박도 강요도 아니고 그냥 간절한 부탁이야.”
그녀의 진심은 충분히 전해졌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아이를 낳을지 말지가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든 전 이 아이를 제가 직접 키우고 싶어요.”
나는 조용히 김희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걸 허락해 주신다면 전 이 아이를 낳겠습니다.”
김희수의 눈빛이 밝아졌다.
“그래, 네가 원한다면 뭐든지 다 맞춰줄게.”
병실을 나가기 전 그녀는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걱정하지 마.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가 널 지킬 거야. 그게 윤성이가 가장 바라는 일이기도 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떠나고 나자 병실엔 나와 박윤성 단둘만 남았다.
나는 그의 꾹 감긴 눈꺼풀을 바라보았다. 걱정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이 아이를 떠올리자 화도 났다.
“박윤성, 너 예전에 말했잖아. 이 아이 원하지 않는다고. 근데 너 깨어나서 낙태하라고 할 거면... 그냥 영원히 눈뜨지 마.”
그는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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