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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박윤성은 눈빛이 깊게 가라앉은 채로 나를 내려다보았는데 내가 반응할 틈도 없이 엉덩이에 다시 한번 묵직한 타격이 들어왔다. 맑고 선명한 소리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동시에 믿기지 않아 눈이 휘둥그레졌다. ‘감히 내 엉덩이를 때려?!’ 내가 충격과 분노가 뒤섞인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일어나려 했지만 박윤성은 다시 나를 침대 위로 눌러 눕히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런 일은 절대 대충 넘기지 마.” 그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다쳤으면 정확히 말해. 알겠어?” “박윤성, 너 사람 말 못 알아들어?” 나는 이를 꽉 문 채 숨을 깊이 들이켰다. 내가 뭔가 더 말하려는 찰나, 그는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알기라도 한 듯 손으로 내 입을 막아버리고는 내 등 뒤로 누워 내 몸을 가볍게 끌어당겼다. 나는 그의 품에 갇힌 채 꿈쩍도 할 수 없었다. 박윤성은 내 허리를 껴안은 채 뜨거운 숨결을 내 귓가에 흘리며 말했다. “내일 병원부터 가자. 검사 끝내고 문제없으면 본가에 들를 거야.” “할아버지께서 요즘 편찮으셔. 당분간 같이 있어야 해.” ‘할아버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지끈거렸다.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는데 이상하게 할아버지란 말만 들어도 숨이 막히고 거부감이 치밀었고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 다음 날 아침 박윤성은 나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전날 봤던 그 의사와 마주쳤을 때 나는 그제야 둘이 친구 사이라는 걸 알게 됐다. “또 보네요.” 백민준은 내 쪽을 보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차가운 눈빛이었는데 오늘은 어딘지 모르게 묘한 기류가 감돌자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이 뒤엉켜 마음이 불편했다. 혹시 내가 뭔가 이상한 걸 들켰을까 싶어 그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다행히도 그는 더는 묻지 않았고 박윤성에게 몇 마디만 덧붙였다. “현재로선 큰 이상은 없지만...” 나는 급히 기침하며 그의 말을 끊었다. 백민준이 의미심장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자 나도 애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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