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하루가 지났지만 밖은 사람만 걸어다닐뿐 나를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다. 박윤성은 나를 여기 가둬두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밤새 굶고 나니 나는 갑자기 나 자신이 우스워졌다. 내가 굶든 말든 신경도 안 쓰는 박윤성인데 단식으로 투쟁하는 건 내 몸을 축낼 뿐이라는 생각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자살해도 보러 오지 않은 사람인데 내가 박윤성에게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그때 알아채야 했다. 하여 이번 생에 더는 내 몸을 망가트리는 일은 하지 않기로 맹세했다.
눈을 번쩍 뜨고 방문을 열어보니 문 앞에 작은 카트가 하나 놓여 있었다. 금빛 식기는 천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한두 개만 열었는데도 맛있는 향기고 코를 찔렀고 아직 뜨끈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카트를 방으로 끌어다 먹기 시작했다. 배를 불리고 나니 아래층에서 소은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박윤성, 나 들어갈 거야.”
놀란 내가 자기도 모르게 그쪽으로 걸어갔다. 난간을 잡고 아래로 내려다보니 박윤성이 소파에 손을 올려놓고 앉은 채 파일을 내려다보며 소은하의 말을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지연이 어디 있어? 설마 가둬둔 거야?”
박윤성이 고개도 들지 않고 눈꺼풀만 살짝 올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가두는 게 아니지. 원래부터 지연이 집인데.”
소은하가 웃음을 터트렸다.
“조민서 씨가 마음대로 드나드는 그런 집? 지연이한테 물어봐, 여기를 집으로 생각하는지.”
나는 역시 소은하가 나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소은하가 한 말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박윤성이 손에 든 서류를 닫아 아무렇게나 테이블에 던져두더니 언짢은 표정으로 소은하를 째려봤다.
“더 하고 싶은 말 있어?”
소은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연이 만나게 해줘.”
“안돼.”
“네가 뭔데 친구도 못 만나게 해. 지연이는 네 소유물이 아니야.”
“맞는 말이긴 한데 이만 가주라.”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박윤성을 보며 소은하도 달리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
“너는 조민서 씨 있잖아. 왜 지연이를 놓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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