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이 잔은 두 분께서 자손이 번창하길 기원하며 드립니다.”
“이 잔은 앞으로 저희 협력이 잘 되길 미리 축하하며,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남자는 술을 마신 뒤 지체 없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남은 잔들도 모두 깨끗이 비웠다.
그제야 박진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고 그는 취해 잠든 심민아를 안고 조용히 룸을 떠났다.
그 순간, 남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잠시 뒤, 룸에 한동욱이 나타나자 남자가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
“혹시 박 대표님께서 또 지시하신 게 있습니까?”
그러자 한동욱은 조용히 한 장의 계약서를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 문서를 보는 순간,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것은 박진 그룹과의 공식 협력 계약서였다.
한동욱이 덤덤하게 말했다.
“저희 대표님께서 아까 건배사가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박진 그룹의 위세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한 번 연을 맺기만 하면 기업이 평생 먹고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그도 오래전부터 박진호와 손을 잡고 싶었지만 1년 동안 수없이 연락하고도 그의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
그런데 고작 축하 건배사 한마디로 이 계약을 따내다니.
그는 뒷목을 움켜쥐었다.
“젠장, 그놈의 헛소문만 믿고 심민아가 방성훈의 여자인 줄 알았잖아! 하마터면 인생 말아먹을 뻔했네!”
엘리베이터 안
박진호는 한 팔로 심민아를 안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섰다.
“진호 씨?”
술에 잔뜩 취한 심민아가 희미하게 눈을 뜨며 그를 올려다봤다.
눈가엔 눈물이 맺힐 듯 말갛고 입술은 투정 부리듯 살짝 내밀려 있었다.
“술 하나도 맛없어. 너무 써...”
“얼마나 썼는데?”
박진호가 그녀의 입술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심민아는 그의 얼굴을 향해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당신도 한번 맛봐봐.”
애교 섞인 음성이 새어 나왔고 옆에 있던 육해인과 민소연 그리고 우상혁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세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동시에 휴대폰을 꺼내들며 중얼거렸다.
“앗, 벌써 이런 시간이네. 우리 먼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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