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화
심민아는 박진호의 말에서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당신 첫사랑, 혹시 나도 아는 사람이야?”
박진호는 그를 보며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역시나 그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의 침묵은 심민아에게 인정으로 들렸다.
“누군데?”
“그게 중요해?”
“당연히 중요하지.”
그 짧은 몇십 초 사이에 심민아의 머릿속에 수많은 지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아 그중 누가 박진호의 첫사랑인지 알지 못했다.
“이름이 뭐야? 나이는? 직업은 뭐야? 예뻐?”
박진호는 보기 드물게 긴장한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모습이 꾸며낸 것이든 아니든 그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어느새 그윽해진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
“올해 스물넷이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야. 직업은 아직 없어. 창업 준비 중이거든.”
‘스물넷이라고? 그럼 나랑 동갑이잖아.'
“안 믿어. 세상에 나보다 예쁜 사람은 없어. 그러니까 사진 보여줘 봐.”
심민아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어떻게든 그의 첫사랑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심민아,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박진호의 목소리는 아주 담담했지만 그 속에서는 답답함이 조금 섞여 있었다.
‘양심도 없이 그때 그 일을 잊어버린 것도 모자라 바보네.'
반대로 그의 말에 심민아는 오해를 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첫사랑을 알아내게 되면 찾아가 난리를 피울까 봐 숨기는 거야?'
“박진호, 나랑 내기 하나 해.”
그녀는 자신의 잔에 와인을 따랐다. 그러더니 그의 잔에도 따랐다.
“한 달. 내가 너 꼬실 거야. 만약 내가 이기면 첫사랑이 누군지 알려줘. 그리고 깔끔하게 잊어.”
“하지만 내가 지면 네 첫사랑한테 널 양보할게.”
사실 이 내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사랑한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었으니까. 하지만 박진호는 그녀의 내기에 아주 흥미가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유혹하겠다고 했으니 그 말인즉슨 방성훈에게서 신경을 끄고 자신만 보겠다는 의미가 아니던가.
“그래.”
그는 와인잔을 흔들며 그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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