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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박진호는 심민아를 안은 채로 방으로 들어왔다. 술에 취한 심민아는 그의 목을 꼭 끌어안고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박진호는 마치 아기를 달래듯 그녀의 가녀린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민아야, 가만히 있어. 옷 갈아입혀 줄게.” 그러나 심민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의 품에서 몸을 더 파고들었다. 그는 억지로 떼어내려 하지 않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그녀를 품에 안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그의 어깨에 기대고 뜨거운 숨결을 그의 목덜미에 내쉬며 취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보, 우리 결혼한 지 꽤 됐는데... 당신 아직도 나한테 신혼여행 빚졌잖아?” ‘신혼여행...’ 박진호의 머릿속에 6년 전 그녀와 결혼했던 날이 떠올랐다. 그는 결혼 후 아내와 함께 떠날 신혼여행을 위해 60장이 넘는 PPT를 직접 만들었다. 각 나라의 명소와 맛집, 로맨틱한 장소들을 정성껏 조사하여 하나하나 채워 넣었다. 하지만 그가 준비한 그 PPT를 그녀에게 보여주던 날, 심민아는 그것을 그대로 그의 얼굴에 던져버렸다. 서류가 여기저기 흩어지던 순간,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가슴을 후벼팠다. “박진호, 진짜 토할 것 같아.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역겨운데, 신혼여행? 웃기지도 마.” 박진호는 그날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현실로 끌려왔다. 그의 어깨를 물어뜯는 심민아의 날카로운 이빨이 그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그는 단단한 팔로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한 손으로는 그녀의 옷을 부드럽게 벗겨내어 잠옷으로 갈아입혔다. “어디로 가고 싶어?” 그는 조용히 묻자, 그녀는 비틀거리며 힘없이 대답했다. “아후리카.” 박진호는 잠시 멈칫했다. “아빠랑 엄마가 거기 계시잖아. 거기로 가서 두 분 뵙고 싶어.” 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허리를 감싼 손에 힘이 더 들어갔고 목소리는 조금 낮아졌다. “아후리카는 자외선이 너무 강해. 다른 데는 어디든 괜찮아.” 그는 심민아를 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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